[최은수의 AI와 뉴비즈] 〈34〉챗GPT가 '광고판'으로…AI, 마케팅 패러다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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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aSSIST 석학교수·CES2025·2026 혁신상 심사위원

인공지능(AI)이 '지식의 비서'를 넘어 거대한 '비즈니스 엔진'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광고 없는 순수 대화'를 지향해온 오픈AI가 최근 챗GPT에 광고 도입을 전격 선언하면서, 전 세계 5500억달러(약 730조원) 규모의 디지털 광고 시장에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마케팅의 전장은 '키워드 검색'에서 '대화형 맥락 광고'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오픈AI가 제시한 광고의 핵심은 '발견'과 '대화'다. 단순히 답변 옆에 배너를 띄우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멕시코 요리법을 물으면 답변 하단에 핫소스 광고를 노출하고, 사용자가 그 광고에 대해 “이 소스의 후기는 어때?”라고 이어서 질문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월 8달러 수준의 저가형 요금제 '챗GPT 고(ChatGPT Go)'를 전 세계로 확대하며 광고 모델을 결합하겠다는 전략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유료 구독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수익화'를 겨냥한 결정적 행보이기 때문이다. 오픈AI는 “답변의 객관성은 광고에 영향받지 않는다”며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지만, 마케터들에게는 AI의 선택을 받기 위한 새로운 차원의 과제가 던져지고 있다.

오픈AI보다 앞서 광고를 도입한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수익 공유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AI 답변에 인용된 콘텐츠의 발행 매체와 광고 수익을 나눔으로써 AI가 언론사나 창작자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에 대한 해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검색 결과 페이지에 주요 브랜드의 광고를 노출할 뿐만 아니라, '스폰서 추천 후속 질문(Sponsored Follow-up Questions)'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구매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소셜미디어 제국 메타(Meta)는 AI 챗봇과의 대화 내용을 타깃 마케팅에 활용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챗봇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특정 제품에 대해 물어보면, 이를 기존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 시스템과 결합해, 사용자조차 깨닫지 못한 욕망을 읽어내는 '초개인화 광고'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과거 검색 엔진의 상단에 노출되기 위한 '검색 엔진 최적화(SEO)'의 시대가 가고, 이제는 생성형 AI의 답변 속에 우리 브랜드가 가장 정교한 근거로 채택되도록 설계하는 '생성 엔진 최적화(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스노우플레이크의 'AI+데이터 예측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의 소비자들은 직접 쇼핑몰을 뒤지는 대신 '쇼핑 에이전트'에게 구매를 위임하게 됨에 따라 'AI 노출'이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광고를 하더라도 AI가 판단할 때 품질이 낮거나 광고가 맥락에 맞지 않을 경우 소비자(AI 에이전트)에게 노출되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결국 '품질'과 '맥락'이 곧 'AI 노출 권한'이 되는 세상이 된다. AI가 광고 제작부터 타기팅까지 '무인화'를 실현하는 시대, 인간 마케터의 자리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분석과 예측은 AI에게 넘기고, 인간은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AI는 학습된 데이터 안에서 정답을 찾지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창의적 스토리텔링은 여전히 인간의 고유 영역이다.

결국 미래 마케팅의 승부처는 두 가지다. 첫째, 다양한 AI 도구를 조율해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레이션' 능력이다. 둘째, AI가 흉내 낼 수 없는 브랜드만의 철학과 진정성 있는 '서사'다. 기술이 차가워질수록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따뜻한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이다. AI가 대량 생산한 저질 콘텐츠(AI Slop)가 넘쳐날수록 소비자들은 실제 인간의 진정성 있는 리뷰와 브랜드 고유의 서사(Narrative)에 더 열광하게 된다. 챗GPT가 광고판이 되는 세상, 마케팅은 이제 '기술'이 아닌 '본질'로 돌아가고 있다.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aSSIST 석학교수·CES2025·2026 혁신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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