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교원 3단체장이 보는 학교 현장②…이보미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현장 목소리 반영되지 않으면 교원 정책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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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 위원으로 위촉된 이보미 교사노조 위원장은 “ '현장 중심 교육정책'의 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이지희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원 3단체는 지난해 비슷한 시기 공교롭게도 모두 30대 수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변화를 맞이했다. 그 결과일까. 이들은 '각개전투'하던 과거와 달리 '연합전'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시작했다.

물론 현장을 재단하는 각 단체의 입장은 다르다. 교총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악성 민원 맞고소제' 의무화와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를 꼽으며 교권 회복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교사노조와 전교조는 교사의 업무 부담을 높이는 '학생맞춤통합지원사업'을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꼽았다.

젊은 대표로의 교체는 우연일까, 필연일까. 강주호 교총 회장과 이보미 교사노조 위원장,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교실 현장이 그만큼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신호”라고 입을 모았다. 각론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교원 회복과 고교학점제, 교사의 정치기본권 등 주요 교육 이슈를 놓고 세 단체는 점차 공조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에듀플러스는 새해를 맞아 교원단체장 3인의 인터뷰를 통해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②이보미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교원 3단체의 공조가 늘었다.

▲그만큼 교육 현장이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한편으로는 교육이라는 대의 앞에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 유연한 결정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교사노조가 생각하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올해 3월부터 전면 시행되는 '학생맞춤통합지원사업'이다. 교사노조는 지난해 12월에도 국회 앞 기자회견을 통해 학생맞춤통합지원법 개정과 지원사업의 전면 유예를 주장했다. 우선 교사 정원 산출 자체에 문제가 있다.

현재 학교 내에서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다. 기초학력을 강화해야 하고,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교육도 필요해지고 있다. 수업 외에 행정과 복지 업무까지 교사가 요구받는 것이 현실이다. 세분된 기준에 따라 교원 수요를 파악하고, 기준을 세워 배치해야 한다. 학교가 과거와 다르게 분화되고 있고, 전문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수업의 질도 떨어지고, 업무 전문성도 담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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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석이었던 국교위 교원노조 자리에 교사노조가 위원으로 선정됐다. 위원장의 역할은.

▲교사의 눈과 입, 그리고 손으로 만들어가는 '현장 중심 교육정책'의 시대를 만들고 싶다. 교원단체 대표이자 현장 교사로서 무엇보다 '현장성 있는 목소리'를 꾸준히 전달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정책은 결국 학교에서 실현되기 때문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국교위에서 나온 고교학점제 행정예고안에 관해 교원단체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취지는 존중하지만, 제도가 이에 맞게 기능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것이 있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더라도 특정 과목 절대평가, 학교 내 선택권 보장 조건, 학생 수 등은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의 편의나 업무 경감만을 위해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고교학점제는 지방소멸, 학력 격차, 기초학력 미달, 교원 수급 정책, 입시와도 맞물려 있다. 계속 논의를 거치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AI 등 디지털 교육의 흐름은 어떻게 보나.

▲AI 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은 교육 당국도 인식하고 있고, AI 인재를 길러내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논리 구조가 바탕이 돼야 AI 인재도 파생될 수 있다. AI 자체로 뭔가를 할 수는 없다. 학생 교육은 AI 시대에 맞는 기초적인 사고의 폭을 넓히고, 보다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그간 교육정책에 관한 논의는 교육 내부에서만 논의되고 소비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과거에는 교육이 사회를 변화시켰다면, 현재는 사회가 교육을 변화시키는 시대에 가깝다. 가령, 의대 쏠림 현상이 교육 내부적인 문제로 인한 것일까. 노동시장 및 임금 격차 문제의 결과물이라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학교 돌봄도 마찬가지다. 교육정책은 외부 변수에 흔들리는 구조를 벗어나 철학·일관성·숙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동시에 노동·입시·돌봄·지역 격차 등이 어떻게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지, 사회적 관점에서 교육을 보는 시각 또한 필요하다. 이런 생각의 전환이 공교육 정상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 본다.

-곧 임기가 끝난다. 이후의 계획은.

▲지금은 선거 기간이라 향후 거취에 대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 현재 자리에서 교육 여건 개선, 공교육 정상화 등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 아직 대구교사노조 위원장 임기도 남아있고, 국교위 위원 임기도 있어 현장으로 돌아갈 상황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도 교사를 위한 운동은 이어갈 것이란 점이다. 조합원이든 위원장이든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실천하는 조합원이 되겠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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