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의 패러다임 디자인]〈22〉AI 문화 플랫폼 '아리아나(ARIANA)'로 K-컬처의 미래를 열자

소비의 시대를 넘어 참여와 창작의 시대를 향한 한국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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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PD(전 국회사무총장)

세계 문화산업이 조용하지만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 10년간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이끌어 온 스트리밍 중심 모델은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OTT 이용자의 44%가 구독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 이제 이용자들은 이제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글로벌 조사에서는 MZ세대의 70%가 콘텐츠 제작과 참여를 원한다고 답했다. 문화는 소비 산업에서 참여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 결정적인 기회다. 한국은 이미 콘텐츠 영향력과 함께 콘텐츠-팬덤-기술-인프라가 결합된 K-콘텐츠 생태계를 이미 구축했다.

K-POP 유튜브 조회수는 연간 1조 회를 넘고, 웹툰 수출은 5년 만에 네 배 성장해 13억 달러에 이르렀다.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에서도 한국 드라마는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적 기반 역시 탄탄하다. 한국의 5G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6G 기술 개발에서도 앞서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AI는 한국어와 창작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삼성전자의 온디바이스 AI는 글로벌 기술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콘텐츠, 팬덤, 기술,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국가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이를 하나로 묶어낼 플랫폼이 필요하다. 그 해답이 AI 기반 참여형 문화 생태계 플랫폼 아리아나(Art I Another)다. '예술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다'는 의미의 아리아나는 이용자가 창작자가 되고, 팬덤이 산업을 함께 확장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소비 중심 플랫폼에서 경제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크리에이터 시장은 연 20% 이상 성장해 300조원 규모에 달한다. 개인 창작자가 헐리우드와 경쟁하는 시대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창작 플랫폼은 기술적 한계로 소비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AI가 본격적으로 결합되는 순간, 이 시장은 완전히 새롭게 재편될 것이다. 한국은 이 시장을 선점할 조건을 모두 갖췄다.

아리아나가 제공하는 경험은 기존 플랫폼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첫째는 초저지연 가상 콘서트다. 현재의 메타버스 콘서트는 지연 문제로 현실감이 떨어진다. 그러나 한국의 5G·6G 기술과 삼성의 온디바이스 AI를 결합하면 지연 시간을 10ms 이하로 낮출 수 있다. 팬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아티스트는 그 반응을 즉시 체감한다. 공연은 '보는 행사'가 아니라, 전 세계 팬이 동시에 참여하는 쌍방향 경험으로 전환된다.

둘째는 AI 스토리 생성 엔진이다. 한국의 웹툰과 웹소설은 이미 세계적인 IP다. 아리아나는 이를 단순 소비가 아니라 공동 창작 구조로 확장한다. 이용자가 감정이나 선택을 입력하면 AI가 새로운 스토리와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생성한다. 하나의 원작은 수만, 수십만 개의 파생 세계관으로 확장되고, 이용자는 자신만의 작품을 갖게 된다. 한국 IP는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확장될 수 있다.

셋째는 팬 참여형 AI 창작 툴킷이다. K-POP 팬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참여력을 자랑한다. 아리아나는 이 참여를 창작과 수익으로 연결한다. 엔터테인먼트사가 제공하는 멜로디 조각, 안무 스케치, 버추얼 의상 등을 기반으로 팬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AI는 음악 믹싱과 영상 편집을 돕고, 저작권 관리까지 지원한다. 팬의 작품이 공식 콘텐츠로 채택되면 수익도 공유된다.

아리아나는 한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다. 한국 산업 생태계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네이버·카카오는 AI와 IP를,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와 반도체를, 통신사는 초저지연 네트워크를 맡는다. 게임사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결합은 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인다. 산업 간 협력이 빠른 한국의 강점이 가장 잘 발휘될 영역이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우선 AI 저작권 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AI 창작물의 권리 인정과 2차·3차 창작물의 수익 분배 기준을 선도적으로 마련한다면, 글로벌 표준을 주도할 수 있다. 또한 익명화된 팬덤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규제를 혁신해야 한다. 여기에 사우디 PIF, UAE 무바달라 등 글로벌 자본과의 전략적 협력이 더해진다면, 아리아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젝트로 성장할 수 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게임 IP, 동남아의 급성장하는 K-POP 시장, 중동의 새로운 문화 인프라는 한국 콘텐츠와 기술이 결합될 최적의 무대다. 아리아나는 이 지역들을 연결하는 글로벌 문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콘텐츠 강국이지만, 플랫폼에서는 늘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AI 기반 창작 플랫폼 시장은 아직 주인이 없다. 규칙이 없다면, 우리가 만들면 된다. 콘텐츠, 기술, 팬덤, 인프라를 모두 갖춘 국가는 한국이다.

K-컬처는 이미 세계를 사로잡았다. 이제는 K-컬처가 움직이는 무대를 한국이 직접 만들 차례다. '아리아나'는 K-컬처의 다음 10년을 여는 플랫폼이자, 한국이 세계 문화의 미래를 설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광재 PD(전 국회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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