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업무에 적용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I 도입 목적을 명확히 수립해야 도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최윤석 가트너 시니어 파트너는 최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최고경영자 서베이(CEO Survey)를 하면 기업의 32%가 AI 기반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입 이유와 목적에 대한 전략 부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가트너가 세계 주요 기업 CEO와 시니어 비즈니스 임원 3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10개사 중 3곳 이상이 AI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준비·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글로벌 기업 리더가 사업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결과로 산업 내 AI 도입이 본격 시작됐음을 시사한다.
최 파트너는 “AI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작년과 올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를 적극 도입했다”며 “내년에는 도입이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성과와 효율 달성을 위해 목적성을 갖고 산업별 다양한 케이스를 기반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AI 도입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지, 생산성을 강화할지, 신제품 개발 등 '게임 체인저'로 활용할지, 고객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기업 업무에만 활용할지, 고객에 AI 경험을 제공할지 등 분명한 목적성에 입각해 기술과 서비스 채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의사결정은 경영진이 최종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CEO를 비롯해 경영진이 AI 도입과 목적성을 명확히 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그는 기업 내 AI를 도입할 기술과 인적자원을 먼저 확인하는 게 AI 도입을 준비하는 첫 단계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기술을 유즈케이스에 적용하고 내재화할 임직원 역량이 중요하지만, 대다수 기업의 준비 정도가 2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가트너 진단이다.
최 파트너는 “기업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대신해주는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라며 “AI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케이스를 발굴하고 전략적 지표를 명확하게 세우고 도입 여부와 적용범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년에는 단순 업무 보조가 아닌 실질적 의사결정까지 하는 AI 에이전트 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 구성원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비용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가 다양한 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1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I를 활용한 재무 생산성과 성과 향상 조사'에 따르면, AI로부터 명확한 투자수익률(ROI)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CFO는 11%(매출 증가 6%, 비용 절감 5%)에 불과했다.
시간을 절약했다는 응답이 74%로 절대 다수였다. 업무 생산성보다 ROI가 중요 경영지표인 기업은 비용에 초점을 맞춰 도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 파트너는 “기업에서 연간 3~4개 프로젝트 진행 시 현재 AI 에이전트와 10명이 투입될 일을 근미래에는 1~2명이 AI 네이티브 플랫폼 등 신기술과 할 수 있고 AI 에이전트 간 자율 협업하는 환경도 만들어질 것”이라며 “기술 발전상을 고려, 기업별 맞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