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韓 역성장 막을 새 전략 시급”…배경훈 “AI가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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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초청 대한상공회의소 CEO 조찬간담회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렸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30년간 한국의 성장률은 5년마다 1%포인트(p)씩 하락해 올해는 0%대에 진입했다”며 “향후 5년안에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마이너스로 전환해 리소스(자원)를 끌어모으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한 '성장 전략 재설계'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미·중 중심 AI 생태계에서 한국이 글로벌 톱 수준의 기술·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종속을 피하기 어렵다”며 민관이 원팀이 돼 실질적 성과를 보여줘야 AI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배 부총리 초청 최고경영자(CEO) 조찬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과기정통부의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소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형희 SK그룹 부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 25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인사말에서 “기술 혁신이 생존과 직결되는 대변혁 시대를 맞았다”며 “화두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하면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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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초청 대한상공회의소 CEO 조찬간담회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렸다. 배 부총리가 '대한민국 AI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날 기업인들과 만난 배 부총리는 '대한민국 AI가 나아갈 길' 주제 강연을 통해 저성장 국면을 타개할 돌파구로 AI를 제시했다.

배 부총리는 “민관 협력을 통해 첨단 AI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AI 3강 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면서 “내년 6월까지 세계 톱10 수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제조·방산·바이오·문화 등 우리 주력산업에서 혁신사례를 본격적으로 창출해 잠재성장률 3% 달성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AI가 생성형 단계를 넘어 멀티모달·에이전트로 진화했고, 현실 세계로 확장되는 '피지컬 AI'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가 물리적 세계로 나오면서 풀어야 할 문제가 훨씬 많아졌고, 이를 누가 먼저 해결하느냐가 피지컬 AI 강국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20위권 AI 모델은 전부 미국과 중국이 가지고 있다”며 “한국어 특화 모델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한국도 3~5개 이상이 글로벌 톱 그룹에 들어가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 부총리는 중국의 피지컬 AI 드라이브를 거론하며 “미국보다 중국이 더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배 부총리는 내년 6월까지 세계 톱10 수준 AI 모델을 목표로 인프라·데이터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민생 AI와 범부처 AX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이후 분야별 특화 모델로 확산하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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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초청 대한상공회의소 CEO 조찬간담회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렸다. 배 부총리(왼쪽)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악수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특히 인프라 확보 측면에서 “2030년 GPU 26만장이 들어온다고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 AI 수도가 될 수 없다”며 “100만장 이상을 확보하고 데이터센터가 만들어져야 한다. 전력 문제 해결을 위한 경량·저전력 AI 모델 아키텍처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중견기업 AI 인프라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GPU 확보 물량의 약 30%를 스타트업·중소기업에 배정할 계획”이라며 “AI 인프라를 기존 비용의 5~10% 수준으로 낮춰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배 부총리는 “정부가 AI 인프라 투자를 현재 수준으로 계속하기는 쉽지 않다”며 “정책 수립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 성과를 만들고 기업들이 AI를 통해 돈을 벌고 재투자가 일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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