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전자]IT 핫픽 - 인공강우, 효과 있을까?

올해는 유난히 산불이 많이 발생했어요. 지난 3월 경북지역 산불로 서울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9만헥타르(hr)의 산림이 소실되는 등 대형 산불이 곳곳에서 일어났죠. 산불이 커진 건 연초부터 계속된 강풍과 건조한 기후 탓이예요. 인명, 산림자원, 축산시설, 가옥, 농경지 등의 피해도 유난히 컸죠. 국민 모두 비가 내리기를 간절히 기도했지만 하늘은 응답하지 않았어요.

원하는 때와 장소에 비를 내리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산불도 쉽게 꺼, 안타까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맞을 수 있었을텐 데요. 봄철 황사나 미세먼지도 빗물로 씻어낼 수가 있어서 건강도 지킬 수 있을 거예요.

이런 고민에서 시작된 연구가 바로 '인공강우'입니다.

인공강우 기술로 어떻게 비를 만들지?

'인공강우(人工降雨)'의 말 그대로 '인공적으로 비가 내리게 하는 일'을 뜻해요. 수증기를 머금고 있는 구름에 인위적으로 물질을 뿌려 비가 내리게 유도하는 기술이에요. 자연적으로 비가 오지 않을 때, 사람이 개입해서 비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원리는 의외로 간단해요. 드라이아이스(고체 이산화탄소), 요오드화은(Agl), 염화칼슘(CaCl₂) 등을 항공기나 로켓 등에 실어날라 비구름에 뿌리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구름 속의 수증기를 인공물질로 냉각해 물방울이 되게 하고, 무거워진 물방울이 비가 돼 땅으로 떨어지게 하는 원리예요.

이런 방식으로 비를 내리게 할 수만 있다면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되고 산불이 나는 걸 방지할 수도 있을 거예요. 논·밭·임야의 가뭄도 해결하고, 대기질도 개선할 수 있겠죠.

Photo Image
인공강우의 원리. (출처:국립기상과학원 2024년 기상항공기 운영성과보고서)

인공강우의 원리는 자연적인 강수 과정을 인위적으로 유도하거나 강화하는 데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구름 속의 수증기를 응결시켜 물방울을 형성하고, 이 물방울이 커져서 지상으로 떨어지도록 만드는 방식이에요.

하지만 구름의 종류, 온도, 습도, 바람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성공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밀한 기상 분석과 타이밍이 매우 중요해요.

◇ 구름 씨앗 살포

구름 속에는 수많은 수증기 입자가 존재하지만, 이들이 비로 내리기 위해서는 응결핵이 필요합니다. 인공강우에서는 항공기, 로켓, 드론 등을 이용해 구름 속에 응결핵 역할을 하는 물질을 살포합니다.

◇ 사용되는 물질

드라이아이스(고체 이산화탄소), 요오드화은(AgI), 염화칼슘(CaCl₂), 염화나트륨(NaCl) 등이 흔히 사용돼요. 드라이아이스(고체 이산화탄소)는 구름 온도를 낮춰 빙정 생성 유도해요. 요오드화은(AgI)은 얼음 결정 구조와 유사해 빙정핵 형성을 유도하죠. 염화칼슘, 염화나트륨은 수분을 끌어당겨 물방울 형성에 도움을 줘요.

◇ 응결과 병합

살포된 물질이 구름 속 수증기와 만나면 응결이 일어나고,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 병합하면서 커집니다. 일정 크기 이상이 되면 중력에 의해 지상으로 떨어져 비가 되는 것이죠.

◇ 기타 활용

인공강우 기술은 단순히 비를 내리게 하는 것 외에도 안개 제거, 우박 방지, 태풍 약화 등 다양한 기상 조절 목적에도 사용됩니다.

인공강우는 언제부터 연구했을까?

인공강우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건 약 80년 전부터예요. 연구는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돼 다양한 실험과 기술 발전을 거쳐왔어요.

인공강우 기술의 시초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연구소의 빈센트 쉐퍼(Vincent J. Schaefer)로 기록돼 있어요. 그는 1946년 비행기에서 비의 종자인 드라이아이스를 구름 속으로 살포하는 항공실험에 성공했어요.

1947년에는 역시 미국의 베나르드 보네거트(Bernard Vonnegut)가 요오드화은의 결정 구조가 얼음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구름 씨앗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그는 인공강우 항공실험에 성공했고, 이들의 실험을 계기로 세계 곳곳에서 인공강우 실험이 진행됐죠.

1950~1960년대에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인공강우 실험이 활발히 진행됐고, 1950년에는 기상조절학회(Weather Modification Association)가 창설돼 관련 연구가 조직화됐죠.

이후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인공강우 기술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이어졌습니다. 오늘날 이 인공강우 기술을 여러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는데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외국의 인공강우 사례

중국은 국토면적이 넓어 다른 나라에 비해 산불과 가뭄피해가 크고, 국토 사막화에 따른 황사현상 극심해 다양한 각도로 인공강우를 연구하고 실험해왔어요.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던 2008년 개막식 당일 비를 막기 위해 인공강우를 사전에 유도해 구름을 제거한 사례가 있어요. 또한 당시 악명높은 베이징 시내의 대기질을 개선할 목적으로 대기 중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위한 인공강우 실험도 진행했어요.

Photo Image
중국 후난성 인공강우 작전 모습. (출처: 2022년 8월 중앙일보)

2022년 후베이성·후난성의 가뭄 해소를 위한 대규모 작전도 있었죠. 그때는 1961년 이후 최장 폭염으로 인한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거든요. 항공기, 로켓, 차량 장착형 대포 등을 이용해 구름씨 물질을 살포하는 방식으로 작전을 펼쳤어요. 625발의 구름씨 대포를 발사해 강우량을 14~30% 증가시킨 것으로 보고돼요.

2022년 쓰촨성에서는 산불 진압을 위한 인공강우가 있었어요. 대형 드론이 산불 상공에서 구름씨를 살포해 1시간 만에 비를 유도했죠. 중국에서는 2019년에도 로켓 6기를 이용해 산불 지역에 인공강우 촉매제를 살포한 사례가 있어요. 직접적인 강우 유도뿐 아니라 습도 증가를 통한 화재 확산을 억제하려는 취지였죠.

이 처럼 중국이 다양한 사례를 만들다보니 인공강우에 필요한 인프라도 비교적 많이 갖추고 있어요. 전국에 1만7000개 이상의 인공강우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인공강우에 사용하는 전용 항공기 수도 약 50대를 보유하고 있고, 연간 평균 500억톤 이상의 빗물을 만든다고 해요.

중국은 인공강우를 단순한 기상 실험이 아닌 기후 재난 대응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기술적·정책적 측면에서 매우 적극적인 모습이죠.

러시아는 인공강우 기술을 주로 기념행사의 날씨 조절과 대기질 개선을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2005년 5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식 당시 모스크바 상공에서 인공강우를 실시해 행사 당일 비를 미리 내리게 함으로써 국가행사를 문제없이 처렀죠.

운이 좋게도 저는 그날 모스크바에 머물며 직접 경험할 수 있었어요. 전날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행사 당일 새벽까지도 세차게 내려, 과연 붉은광장에서 치러지는 야외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죠. 그런데 새벽부터 요란한 비행기 소리가 들리더니 오전 일찍 거짓말같이 비가 멈추더군요. 비를 머금고 있는 먹구름에 요오드화은 같은 인공강우 물질을 살포해 미리 내리게 한 거죠. 행사 마치도록 비는 더 내리지 않았어요.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전승기념일 퍼레이드를 앞두고 인공강우를 통해 비를 사전에 유도하거나 구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한 해 수억루블의 비용이 투입되는데 이는 모스크바 시가 부담한다고 해요.

러시아에서는 대기질 개선 목적으로 산업도시에서 미세먼지나 스모그를 제거하기 위한 인공강우 실험도 간헐적으로 진행된 바 있어요. 군용 수송기나 소형 항공기를 활용해 고도에서 구름씨를 살포하는 방식인데 러시아 연방 기상청(Roshydromet)이 주관하거나 지방 정부와 협력해 실행한다고 합니다.

러시아는 인공강우를 기후 재난 대응보다는 기념일 연출과 도시 미관 유지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점이 특징이에요.

중동에서는 특히 아랍에미리트(UAE)가 인공강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중동은 극심한 가뭄과 물 부족 문제로 인해 인공강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2000년 초반부터 인공강우 실험을 시작한 UAE는 연간 200건 이상 실험을 진행해요. 2021년 기준으로 인공강우 실험을 200건 이상 실시했죠. 수자원 확보, 대기질 개선,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요. 드론이나 항공기를 이용해 구름에 응결핵(요오드화은 등)을 살포, 강수를 유도합니다. 실제로 두바이 등지에서 인공강우로 인해 폭우가 내린 사례가 있으며, 주민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몇 년간 인공강우 기술 도입을 위한 연구와 국제 협력을 추진 중입니다. UAE와 협력하거나 자체적인 실험을 계획하고 있죠.

이란은 제한적인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한 바 있으며, 주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목적이 큽니다.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 중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높은 국가로, 과거부터 인공강우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담수화 기술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우리나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인공강우 실험이 진행되고 있어요. 특히 미세먼지 저감이나 가뭄 대응을 위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어요. 하지만 기상청은 인공강우의 효과가 구름의 상태, 바람 방향, 대기 습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해요. 현재는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인공강우 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기상청과 국립기상과학원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실증을 시도하고 있어요.

우리 기상청은 2024~2028년 인공강우 실증계획을 추진 중이예요. 2024년 6월, 인공강우 전용 항공기 2대를 임차해 국내에 도입했고, 강원 및 경북 동해안에서 총 77차례 실험할 거예요.

한국의 강수 특성에 맞는 '구름씨' 물질을 자체 개발하고 있어요. 기존에는 요오드화은, 염화나트륨 등을 사용했지만, 효과가 높은 새로운 물질을 연구하고 있는 거죠.

2023년에는 공군과 협력 실험도 진행했어요. 국립기상과학원과 공군 수송기, 기상항공기가 연계된 실험이었어요. 염화나트륨 분말 등 다양한 구름씨 물질을 활용해 실험하고 분석했어요. 구름씨의 효과 분석 및 항공기 활용 가능성 평가가 주목적이었죠.

Photo Image
나라호에 탑재된 기상장비. (출처:국립기상과학원 2024년 기상항공기 운영성과보고서)

지상 연소기, 인공강우용 드론, 기상항공기 '나라호' 등이 사용됐어요. 연간 2~3회 정도로 실험 횟수가 제한적이지만, 점점 횟수를 늘려갈 계획이예요. 이러한 실험들은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며, 기술적 검증과 효과 분석을 위한 연구 중심입니다.

특히 한국은 지형과 기후 특성상 인공강우의 성공률이 낮은 편이라, 구름의 조건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최적의 시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Photo Image
(출처:국립기상과학원 2024년 기상항공기 운영성과보고서)
Photo Image
(출처:국립기상과학원 2024년 기상항공기 운영성과보고서)
인공강우의 한계와 문제점

인공강우의 원리가 비교적 간단하고, 연구 역사가 80년 이상이나 됐지만 보편적으로 널리 쓰이지 못하는 이유는 왜일까요?

인공강우는 엄밀히 얘기해 '비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비를 늘리는 기술'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상 조건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구름의 종류, 온도, 습도, 바람 방향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성공률이 크게 달라지는 거죠.

Photo Image
인공강우의 장점과 단점.

수증기가 부족하면 아무리 구름씨를 뿌려도 비가 내리지 않아요. 즉, 이미 구름이 존재하고 수증기가 충분할 때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하늘에 수증기를 머금은 구름이 없다면 인공강우 기술이 무용지물이 되고 말죠.

투입되는 비용과 노력에 비해 강우량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해요. 실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0~30% 정도의 강우량 증가가 보고되고 있어서 아직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예요.

인공강우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요.

낮은 강수율과 기대보다 적은 강우량 탓에 아직까지 완전한 기후조절 기술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아요. 기상조건에 맞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효과에 비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죠.

하늘에 비구름이 없으면 인공강우 기술도 쓸모가 없어요. 비구름이 가지고 있는 수증기를 응집시켜 땅에 내리게 해야 하는데 수증기가 없다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으니까요.

Photo Image
인공강우의 한계와 논란.

지역 또는 국제적인 기후 갈등이 생길 수도 있어요. 구름이 가진 수증기를 응집해 특정 지역에만 비를 내리게 한다면 구름이 마르거나 사라지게 돼 인근 지역에는 비의 씨가 마르는 현상을 겪게 되겠죠. 나쁜 의도가 있다면 날씨를 무기화할 목적으로 기후를 통제한다는 오해를 낳을 수도 있어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아니지만 갑작스런 집중호우나 이상 이후가 인공강우 때문이라는 오해가 생기게 마련이죠. 실제로 인공적으로 비를 유도하면 인접 지역의 강수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도 있어, 지역 간 갈등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도 있어요. 구름씨로 사용되는 요오드화은 등의 화학물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해요.

인공강우 기술은 자연재해를 완화하거나 막는데 꼭 필요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자연현상을 거스를 때 초래되는 이상기후 현상 등으로 뜻하지 않은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한 기술입니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욕심 때문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막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접니다.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로 자연 생태계가 훼손되는 일이 없어야해요. 인간은 자연을 이길 수 없어요. 인류 역시 자연의 한 부분이니 지혜를 모아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미리 찾는 게 최선의 방법일 겁니다.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