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3분기 美보조금 빼고도 2358억 흑자…ESS가 효자

전기차 침체 속 ESS 수요 급증
美 AI·신재생에너지 확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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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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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시장 침체 속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에 힘입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를 제외하고도 이룬 성과다. ESS 기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내에 타사보다 배터리 생산기지를 먼저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경쟁 우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0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4.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평균인 5145억원을 15% 이상 웃도는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22.2%가 늘었다.

미국 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은 3655억원이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358억원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보조금 제외 흑자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ESS용 배터리 출하 증가에도 불구하고 9월 미국 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에 따른 주요 전기차 고객사 물량이 감소하면서 세액공제 금액은 전분기(4908억원) 대비 다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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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같은 기간 매출은 5조6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2.4% 증가한 금액이다.

전기차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ESS 배터리와 원통형을 중심으로 한 소형 배터리 판매 증가가 전기차 배터리 판매 감소분을 상쇄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속적인 고정비 감축 노력에 더해 북미 ESS 출하에 따른 수익 본격화, 소형 배터리 사업에서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와 파우치형 배터리 물량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로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배터리 재고를 보수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전기차용 배터리는 성장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북미 ESS 수요는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용 전력 소비 증가로 기존 전망을 능가하고 있어 당분간 ESS 사업이 실적 개선에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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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롱셀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북미에서 LFP ESS 제품을 현지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해 향후 사업 기회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기준 북미에서 50기가와트시(GWh)를 상회하는 ESS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여기에 지난 7월 6조원 규모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추가했는데 이 물량이 테슬라에 공급되는 ESS용 LFP 배터리로 추정되는 만큼 수주잔고가 3분기 100GGWh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자원 재배치와 비용 효율화를 통한 고정비 부담 최소화 등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합작법인(JV)를 포함한 일부 생산능력(CAPA)도 ESS용 배터리 공급에 우선 활용해 설비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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