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이식)은 김용휘 선임연구원이 김웅태 서울대 교수팀과 '구면좌표계'에서 천체 자체 중력을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하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중력 계산을 수행하면서 오차는 0.1% 미만으로 줄였다.
구면좌표계는 위도·경도처럼 반지름과 각도를 이용해 위치를 표시하는 구 형태의 좌표계다. 행성처럼 둥근 천체 구조·운동 표현에 적합하다.
중력 계산은 천체물리 시뮬레이션에서 반복 수행된다. 계산 속도가 빠를수록 같은 슈퍼컴퓨터 자원으로 더 큰 우주 공간과 더 긴 시간 범위를 모사할 수 있고, 남는 자원을 자기장이나 복사(빛) 같은 다른 물리 현상 연구에 투입할 수 있다. 이로써 행성 형성, 은하 진화, 우주 초기 모습을 한층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
현재 널리 쓰이는 구면좌표계에서의 전체 자체 중력 계산법은 한 방향만 빠르게 계산하거나 모든 영역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산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번에 개발된 알고리즘은 큰 영역을 잘게 나눠 계산한 뒤 합치는 분할 정복법과, 미리 계산한 결과를 재활용해 불필요한 연산을 줄이는 방식을 결합해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연구팀은 이번 알고리즘을 슈퍼컴퓨터용 대표 유체역학 코드(FARGO3D, Athena++ 등)에 탑재해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병렬 처리 성능을 최적화해, 도입 예정인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에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김웅태 서울대 교수는 “구면좌표계에서의 자체 중력 계산은 정확도·속도 사이 근본적 모순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가 이를 크게 완화했다”라며, “슈퍼컴퓨터 환경에서 행성과 은하의 탄생을 더 빠르고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강지훈 KISTI 첨단과학컴퓨팅센터장은 “이번 성과는 국가 전략 과제로 추진 중인 초고성능 컴퓨팅 소프트웨어(SW) 생태계 조성 사업과 활용 고도화 사업 방향과도 맞물려 있다”라며 “슈퍼컴퓨터 6호기의 안정적 활용을 뒷받침하고, 응용 연구 저변 확대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