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소통협회 더콘텐츠연구소가 디지털 소통효과를 분석한 결과, 최근 K뷰티 브랜드들이 급격한 디지털 전환과 함께 Z세대를 겨냥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바르는 화장품이 아닌, 하나의 문화와 트렌드로 소비되는 시대 속에서, 브랜드들은 개별 제품보다 '경험'과 '감성'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SNS 채널은 이제 브랜드와 소비자가 처음 마주하는 접점이자, 충성 고객 확보와 신규 고객 유입을 동시에 실현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AHC, 설화수, 헤라, SK-II 등 국내외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이 있다. 이들은 각각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소비층과의 연결 고리를 형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수용 방식의 변화에 맞춰, 트렌디한 영상, 실시간 인터랙션, 참여형 캠페인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AHC는 여름 시즌을 겨냥해 기능성 화장품인 선케어 제품 중심의 SNS 콘텐츠 전략을 강화하며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워터밤 부산 2025' 공식 후원과 연계해 선크림, 즉석 카메라, 쿠션 키링 등 굿즈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며 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굿즈는 단순한 사은품을 넘어 SNS에서 '인증샷' 콘텐츠로 확산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우 박규영을 모델로 한 리프팅 아이크림 제품 광고도 눈에 띈다. 이 광고는 기존 3040세대 중심의 제품을 Z세대까지 자연스럽게 확장시키는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샤이니 태민을 앞세운 선스틱 광고에서는 태민 특유의 청량하고 감성적인 이미지가 AHC의 브랜드 톤앤매너와 잘 맞아떨어지며 효과적인 브랜딩 사례로 꼽히고 있다.
AHC는 이렇게 충성도 높은 기존 고객층과 감각적인 콘텐츠에 민감한 Z세대 모두를 고려한 콘텐츠 방향성을 설정하며, 브랜드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다양한 세대와 교감하는 모델 마케팅, 시즌성과 유행을 접목한 콘텐츠 구성은 SNS상에서 소비자의 자발적 확산을 유도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설화수는 한국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오랫동안 유지해온 대표 브랜드로, 최근에는 리브랜딩을 통해 현대적인 감성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 철학을 기반으로 한 감성 콘텐츠와 체험형 마케팅, 문화예술 협업 프로젝트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Z세대 소비자와의 연결성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공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서는 제품 위주의 콘텐츠와 세련된 이미지가 지속되고 있으나, 공감 기반 콘텐츠나 참여 유도형 캠페인 구성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초기에는 공감 마케팅을 통해 세대 확장을 시도했으나, Z세대의 '가벼운 몰입'이나 '밈 문화' 등을 반영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분석이다.
설화수가 앞으로도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실용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통해 Z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딩 전략을 펼친다면, 브랜드에 대한 인식 개선과 새로운 충성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헤라는 국내 브랜드 중에서도 글로벌 전략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제품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구성한 비주얼 중심 콘텐츠가 인상적이며, 성수동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이벤트와의 연계를 통해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피부 톤을 고려한 립 컬러 및 파운데이션 라인업을 제시함으로써, 포용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뷰티 트렌드에 발맞춘 콘텐츠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짧은 영상, 인터뷰, 뷰티 브이로그 등 트렌디한 영상 스타일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젊은 소비자층의 시선을 끌고 있다. 다만 일부 콘텐츠는 반복성과 단조로움이라는 한계도 지니고 있어, 향후에는 더 강력한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하고 다양한 포맷으로 콘텐츠를 확장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SK-II는 '피테라 에센스'로 대표되는 스킨케어 중심 브랜드로, 트와이스의 미나를 모델로 기용해 깨끗하고 투명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제품 본연의 효능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은 브랜드 정체성과의 일관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꾸준한 소비자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SNS 활용도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소비층을 타깃으로 하다 보니, 다양한 국가의 모델과 콘텐츠가 혼재돼 브랜드 정체성이 분산되는 아쉬움이 있다. 유튜브 채널 또한 광고 영상 위주로 구성돼 소비자와의 쌍방향 소통이나 정보 제공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일본 공식 계정처럼 국가별 현지화를 통한 채널 운영이 이뤄진다면, 더 명확한 타깃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K뷰티 브랜드들은 제품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Z세대와의 소통이 자리하고 있다. AHC는 참여형 콘텐츠와 계절성 캠페인을 통해 Z세대 공략에 성공하고 있으며, 설화수는 브랜드의 철학과 정서를 담은 리브랜딩 전략을 실험하고 있다. 헤라는 글로벌 감성과 예술적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 몰입을 유도하고 있고, SK-II는 효능 중심의 명확한 이미지로 브랜드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른 화장품 시장에서 콘텐츠의 감도와 소통력은 브랜드 생존의 필수 요소로 부상했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누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앞으로의 K뷰티는 콘텐츠가 브랜드의 얼굴이 되는 시대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