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9월 15일, 미국 4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선언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파산이었다. 이 사건은 전 세계를 '글로벌 금융위기'로 몰아 넣은 방아쇠였다.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번지며 주가 폭락, 신용경색, 대형 금융기관 도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사태 뿌리는 2000년대 초반 미국 주택시장에 있었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배경으로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도 대출을 해준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빠르게 늘었다.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금융기관은 이 대출을 기반으로 각종 파생상품을 만들어 거래했다. 그러나 2006년부터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대출자 상환 불능이 확산하자, 파생상품 가치가 폭락하고 금융기관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국 정부는 파산 위기의 대형 금융기관들을 구제하거나 합병을 유도했지만, 리먼브러더스는 결국 파산을 막지 못했다. 세계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실물경제로도 충격이 전이됐다. 글로벌 무역이 급감했고, 주요국 실업률이 치솟았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각국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경기부양책으로 대응했다. 미국은 양적완화를 도입했고, 한국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급격한 외환시장 불안을 차단했다. 이 위기를 계기로 국제 금융규제 강화 필요성이 대두됐고, 'G20 정상회의'가 개최돼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를 논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금융시스템 한계를 드러낸 동시에, 새로운 질서 형성 계기가 됐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