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의 AI전략노트] 〈9〉대한민국의 GPU 부족을 탓하기 전에 살펴볼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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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전 국회의원

인공지능(AI) 이야기가 나오면 그래픽처리장치(GPU) 부족, 데이터센터 설립 얘기가 따라 붙는다. 하드웨어 인프라는 물론 중요하다. 당연히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놓치고 있는 게 있다. 이미 있는 거대 AI 플랫폼을 어떻게 똑똑하게 활용하느냐다.

GPTs, 노트북LM, 제미니의 Gems 같은 도구들은 거대 AI기업이 세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소형 언어모델 플랫폼이다. 잘 활용하면 개인이나 소규모 기관도 자신만의 특화된 AI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면 거인이 이동하는 속도로 함께 갈 수 있다.

◇일상 속 개인 맞춤 AI의 활용법

자신이 출간한 육아서와 방송원고를 바탕으로 '내 아이를 부탁해'라는 GPTs를 만들어 공개한 교수님도 있다. GPT 내에서 이 공개 GPTs을 찾아 들어가면 누구나 24시간 내내 자녀 양육에 대한 고민을 상담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특정 작물에 대한 재배 연구자료를 노트북LM에 입력해 링크를 공개한다면 어떨까. 양액재배와 관련된 자료들만 모아보면 어떨까. 전국의 농업인이 “잎이 노랗게 변하는데 뭐가 문제일까요”라고 물어보면 “질소 부족 증상으로 보입니다. 요소비료를 평방미터당 20g씩 뿌려주세요”라고 즉시 답해주는 공개 전문 상담사가 생긴다.

노트북LM은 최대 200M 파일을 300개까지 업로드가 가능하다. 특정 주제에 대한 챗봇 플랫폼 용량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이렇게 자료들을 준비하고 정제하는 과정은 추후 정식 LLM 플랫폼이 생길 경우 이 정제한 자료들을 그대로 입력하면 되니, 사전에 데이터 정제작업도 함께하는 셈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상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서, 혹은 고객들의 FAQ, 소규모 제조업체에서 생산설비 설명서에 대한 기술지원 용도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이 발급받은 혹은 발급받을 수 있는 모든 검진결과표를 모아 노트북 LM에 입력해 두면 AI는 완벽한 개인 주치의가 된다.

병원에서 의사와 만나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5분이지만 AI로부터는 넉넉하게 검진 결과를 연계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콜레스테롤이 좀 높네요”라고 편하게 물어보면, “LDL 콜레스테롤이 160mg/dL로 정상 범위(100mg/dL 이하)를 넘었습니다. 주 3회 30분 걷기와 튀김 대신 구이 요리로 바꿔보세요”라고 구체적으로 답해줄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이 이 같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만들어서 각 가입자에게 개별상담이 가능한 챗봇 링크를 만들어 주면 효과는 상상일 것이다.

◇인공지능의 진짜 가치는 지식 나눔의 용이성

AI 가치는 전문 지식을 일상의 자연스러운 언어로 쉽게 물어보고 답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있다.

정부 공공기관에는, 법률상 당연히 외부 공개 대상인 책, 메뉴얼, 연구자료 파일들이 어마어마하게 있다. 이 자료들을 주제별 유형별로 모아 노트북LM이나 GPTs등으로 만들어 공개한다면 국민이 체계적으로 더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PDF 파일 형태 그대로 업로드하면 되니 그리 번거로운 일도 아니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AI 활용

GPU 확보와 독자적인 AI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구글 같은 거인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방식을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 AI를 만들어 가는 중간 과정에서는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기관장,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AI 활용법 자랑대회를 매주 한 번씩 만들어 야단법석을 만들어 보기를 바란다. AI 전문가도 생각하지 못했던 회사 맞춤형 AI 활용법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사람은 AI보다 더 훌륭한 유기체 컴퓨터이고 데이터 센터다. 사람이 모여 논의의 장이 생기면 기기묘묘한 활용법과 루틴이 쏟아져 나온다. 이를 추동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라고 기관장 그리고 CEO 자리가 있는 것이다.

김경진 전 국회의원 2016kimk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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