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HEYDI)' 개발을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헤이디는 6월 한 달 간 현대아울렛 동대문점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QR코드를 통한 시범 운영 예정이다. 내달 초 전국 현대백화점·아울렛 점포, 현대백화점 홈페이지를 통해 정식 론칭된다. 이번에 공개하는 버전은 영어·중국어·일본어·태국어·말레이시아어·베트남어·아랍어 총 7개 언어를 지원하는 외국인 고객용 '헤이디 글로벌'이다. 향후 내국인 버전이 추가로 출시될 예정이다.
헤이디는 '현대백화점만의 개인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설계 AI(Hyundai Personalized Lifestyle Design AI)'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 검색과 추천을 돕는 일반적인 유통업계 AI 기술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가져와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실제 오프라인 쇼핑 공간 경험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구체적으로 헤이디는 대화를 통해 쇼핑은 물론 외식, 문화 등 고객이 리테일 공간에서 하고 싶은 경험 니즈를 파악한다. 방문 시점의 점포 운영 정보를 분석한 뒤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한다. 고객은 채팅창 처럼 구현되는 헤이디 화면에서 방문하고자 하는 점포를 선택하고 원하는 쇼핑 콘텐츠를 자연스러운 대화체로 전달하면 된다.
예를 들어 '요즘 K팝 아이돌이 즐겨 입는 Y2K 스타일의 청바지를 20만원대에 살 수 있는 매장', '평소 한국 매운 음식을 궁금해 하던 어머니와 함께 갈만한 식당'과 같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구에도 헤이디는 적합한 콘텐츠와 위치 등을 제시하면서 고객이 나만을 위한 리테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화 중 마음에 드는 매장을 찾으면 예약이나 웨이팅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픈 주기가 짧은 팝업스토어도 고객 방문 일정과 목적에 맞게 제안하기 때문에 쇼핑 동선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헤이디 개발을 맡은 현대퓨처넷은 각 점포의 실시간 정보를 생성형 AI가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외국인 고객용 헤이디를 먼저 내놓는 이유는 내국인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쇼핑 정보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개별 여행객을 위한 쇼핑 가이드 서비스는 부족한 실정이다. 헤이디 글로벌은 다음달 초부터 현대백화점 글로벌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다. 방문 점포 내 안내 데스크와 주요 동선에 설치된 QR코드로도 접속할 수 있다.
연내 내국인을 위한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 서비스에는 멤버십 정보, 구매 이력, 주 이용 점포와 시간대, 실시간 위치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보다 정교하고 개인화된 큐레이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헤이디를 통해 AI 어시스턴트가 큐레이션하는 맞춤형 쇼핑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온·오프라인의 각 요소를 융합한 새로운 리테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