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의 AI전략노트] 〈5〉대한민국 AI 강국 도약, 지도자 의지가 성패 가른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인공지능(AI)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모두 5년간 100조원 규모의 AI 투자를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모두의 AI'를 통해 전 국민이 무료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국민 중심의 정책을 제시했다. 고성능 GPU 확보를 통한 국가 AI 데이터 클러스터 조성과 'AI 고속도로' 구축에 중점을 둔다. 김문수 후보 역시 GPU 확보와 함께 AI 청년 인재 양성을 핵심으로 하는 인재 중심 정책을 강조한다. 'K오픈AI 프로젝트'를 통한 국산 초거대 언어모델 개발과 민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중소기업 기술 지원도 하겠다고 한다.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지도자의 실천 의지가 대한민국의 AI 역량을 좌우할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전력망 건설은 60~120개월씩 지연되고 있다. 안정적이고 강력한 전력망 인프라 구축 없이는 AI 강국 도약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전임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대부분 무효화 했지만, 전력망 확보에 대한 행정명령만은 예외로 남겨 두었다.

인재 양성도 꼭 필요하다. 특히 AI 분야는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고급 인재가 중요하다. 대학원 증설과 함께 산학연 협력을 통한 실무 중심 교육 강화, 해외 석학 유치를 통한 교육 수준 제고 등 질적 개선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

데이터 정책은 적극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의 '데이터 댐' 개념에서 벗어나 '데이터 하이웨이'로 전환해야 한다. 저장을 넘어 활용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 데이터 개방은 AI 의료 혁명의 핵심 중 하나다.

중국은 국가 주도 대규모 의료 데이터 통합으로 AI 진단 분야 세계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텐센트의 미잉(Miying) AI는 중국 전역 의료 데이터로 질병 조기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스웨덴도 의료데이터 활용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를 보여준다. 연구 목적 의료데이터 활용에 상대적으로 유연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개인번호제로 의료·교육·복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되, 연구 목적에는 비식별 처리를 거쳐 학술 연구와 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웨덴은 AI 헬스케어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데이터 공개정책이 아직은 적극적이지 않아 AI 학습에 한계가 있다. AI 시대를 맞이해 데이터의 공개와 자유활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데이터 거버넌스와 공개문화가 필요하다.

국방 AI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현대전은 AI가 승부를 가르는 시대다. 2020년 미 국방부의 알파독파이트 이후 미 공군은 올해부터 AI전투기를 양산 배치하고 있다. 대한민국만의 독자적인 국방 AI 개발은 안보와 직결된 핵심 과제다. 민간 AI 기술과 시너지를 통해 국방력 강화와 산업 발전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이다. 신임 대통령 의지가 가장 중요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대통령실에 AI 수석비서관을 신설하고, 모든 장관급 부처에 인공지능추진담당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범부처 협력을 통한 중복 투자 방지와 효율성 제고 역시 필요하다.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누구든 당선 직후부터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추진해야 한다. 다른 어떤 예산 수요나 국가적 임무보다도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행력있는 정책으로 AI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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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전 국회의원

김경진 전 국회의원 2016kimk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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