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환경에서 약물 방출 시간·위치 정밀 제어
바이오이미징·정밀 치료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

아주대학교는 김은하·김욱·유태현 첨단바이오융합대학·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생체 환경에서 원하는 시간과 위치에 정확하게 약물을 방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신약 개발이나 정밀 바이오이미징(생체 내부를 관찰하는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생체 환경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비스하이드록시 트랜스-사이클로옥텐(C2TCO)'이라는 화합물을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화합물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릭-투-릴리즈(click-to-release)'라는 생물직교성 클릭 화학 기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클릭-투-릴리즈 기술은 우리 몸속 복잡한 생화학 반응과 상관없이, 연구자가 원하는 반응만 정확히 일으킬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특정 시점과 장소에만 약물이나 형광물질 등을 방출할 수 있어, 암 치료나 정밀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 분야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C2TCO를 활용해 형광물질을 붙인 항체(C2TCO-FL)를 제작했다. 그리고 특정 화학물질인 테트라진을 처리해 형광 신호를 원하는 시점에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 덕분에 하나의 세포 샘플에서도 여러 번 반복해 표지하고 지울 수 있는 '다중 사이클 면역형광이미징'이 가능해졌다.
또 연구진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단백질(PD-L1)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용 항체(아테졸리주맙)에 세포 독성 약물(MMAE)을 결합한 항체-약물 접합체(ADC)도 개발했다. 이 ADC는 테트라진을 처리하면 특정 부위에서만 약물을 방출할 수 있어 암세포만 정밀하게 사멸시키는 효과를 세포 실험에서 입증했다.
김은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 내부에서 항체와 약물의 방출을 정확히 제어할 수 있는 기술 실용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향후 다양한 생체분해형 화합물을 개발해, 암 치료나 정밀 진단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 다양한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회(ACS)의 국제 학술지 '바이오컨쥬게이트 케미스트리(Bioconjugate Chemistry)' 5월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