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4조원에 獨 '플랙트' 인수…글로벌 공조경쟁력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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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FlaktGroup)을 15억유로(약 2조3800억원)에 인수한다. 성장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등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 확대를 노리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유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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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플랙트그룹

플랙트는 100년 이상 역사를 보유한 공조기기 제조사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글로벌 톱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60개 이상의 폭넓은 대형 고객을 확보했다.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 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고객에 고품질 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다. 높은 기술력과 안정성, 서비스 지원 등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게 빠른 성장 비결로 꼽힌다.

특히 플랙트의 데이터센터 솔루션은 저탄소·친환경을 중시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 용량·효율의 제품군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어워드 2024에서 혁신상(DATA Center Cooling Innovation of the Year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조시장 후발주자로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왔다. 생성형 AI, 로봇, 자율주행 등의 확산으로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조 사업 경쟁력 확보 필요가 제기돼왔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조 상위 기업인 플랙트를 인수함에 따라 진입장벽이 높은 이 시장에서 단숨에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 이번 인수를 계기로 스마트싱스 중심의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을 결합해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지보수 사업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조 단위 초대형 인수합병을 단행한 것은 지난 2017년 하만 인터내셔널 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플랙트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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