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생성되는 '펩타이드 대사체'가 다기능성 신약 개발에 적합한 유망 후보물질로 주목받는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천연물 유래한 펩타이드 기반 항바이러스와 조직 재생 기능을 동시에 갖춘 치료 물질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한형섭 생체재료연구센터 박사, 송대근 천연물시스템생물연구센터 박사, 권오승 도핑컨트롤센터 박사팀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우리 몸 특정 단백질이 분해되며 생기는 펩타이드 대사체(Ac-Tβ1-17)가 항바이러스 작용과 조직 재생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는 기능성 물질임을 밝혀냈다.
발굴 펩타이드 대사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주요 단백질 분해 효소(Mpro) 활성을 85% 이상 억제해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였다.
또 사람 혈관 세포를 활용한 실험에서는 세포 성장과 상처 치유, 혈관 생성, 유해 산소 제거 등 몸 회복 과정에 중요 기능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함께 확인됐다.
연구진은 펩타이드 대사체의 우수한 생물학적 기능을 실제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 지지체를 직접 제작했다. 지지체는 세포가 자라거나 손상된 조직이 회복되는 데 발판이 되는 구조물로, 재생의학 분야에서 중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하나의 펩타이드가 항바이러스 치료 조직 재생이라는 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해 기존 단백질 치료제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돼 생성되는 대사체 가능성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신약과 의료용 바이오소재 개발에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 될 수 있다.
한형섭 박사는 “향후 다양한 생체 응용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송대근 박사는 “천연 유래 생체활성 소재를 활용한 연구를 지속해 항바이러스제, 기능성 생체재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권오승 박사는 “티모신 β4 단백질 대사체가 공동 연구를 통해 신약 후보 물질로 발굴돼 앞으로 이 분야에 많은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엑티브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