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당초 계획했던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2조3000억원으로 줄이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일 유상증자 정정 공시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이 확정되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에너지 대주주가 희생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소액주주가 이득을 보게 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한화에너지에 한화오션 주식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되돌아와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은 같은 날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진행된 설명회에서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주, 언론,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따가운 질책과 염려의 말씀이 있었다”면서 “아무리 경영적으로 옳은 방향이더라도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유상증자 규모 축소와 제3자 배정 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4월20일, 21일에 결의를 할 것 같다“며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달리 할인율 0%로 증자해 소액 주주의 밸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장기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오는 2028년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3조6000억원에 대해 영업현금흐름,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총 11조원을 투자, 방산 분야 및 조선·해양·에너지를 선도하는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매출 증대를 위한 해외투자 6조2700억원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1조5600억원 △지상방산 인프라 투자 2조2900억원 △항공우주산업 인프라 투자 9500억원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