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도 클릭수도 가짜…e커머스, 어뷰징 병폐 뿌리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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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생성이미지〉

e커머스 업계가 리뷰에 클릭수까지 조작하는 어뷰징 근절을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갈수록 고도화되는 어뷰징 수법에 맞춰 플랫폼 상품 운영 정책을 강화하고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전반적인 플랫폼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상품 등록 정책 위반 상품을 찾아 제재를 내리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연관 계정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어뷰징을 일삼는 불량 판매자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어뷰징은 의도적으로 서비스나 시스템을 오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e커머스 업계에서는 상품이나 쇼핑몰 트래픽을 임의로 조작하거나 허위 후기·평점을 작성하는 행위로 통용된다. 조회 수, 구매 후기 등으로 플랫폼 내 노출 순위가 결정되는 e커머스 플랫폼 맹점을 악용한 꼼수다.


특히 쿠팡은 지난달부터 '가구매'를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가구매는 허위로 상품 후기를 조작하는 대표 어뷰징 행위다. 판매자가 대행사에 가구매 작업을 의뢰하면 대행사는 빈 박스를 받아 해당 상품 후기를 허위로 작성하는 식이다. 빈 박스를 배송하는 이유는 구매자에게만 후기 작성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또한 지난달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출범과 함께 강화된 전시 운영 정책을 내놨다. △어뷰징을 반복하는 셀러 △고객관리(CS)가 미흡한 셀러 △이용약관·안전거래 가이드라인 위반 셀러 등은 판매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클린 기준을 위반할 경우 주의-경고-판매제한-퇴점 단계를 거치는데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에는 경고 단계 판매자·상품부터 노출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취급 불가 상품을 등록하거나 상품 정보 기재 등을 위반하는 행위를 모두 어뷰징으로 규정한다. 특히 의도적으로 동일한 상품을 재등록하는 경우, 상품 구매와 관계없이 상품을 다수 클릭하는 경우, 리뷰를 조작하는 경우 등이 모두 판매 활동 위반에 해당한다.

이처럼 e커머스 업계가 단속에 힘을 쏟는 것은 고질적인 어뷰징 문제를 근절하기 위함이다. e커머스 알고리즘이 갈수록 고도화됨에도 불구하고 어뷰징 수법 또한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뷰징을 통해 경쟁사를 공격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경쟁 판매자 상품에 의도적으로 트래픽을 조작하는 '슬롯'이나 가구매를 시도해 플랫폼 제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쿠팡과 네이버가 어뷰징 단속에 적극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그간 어뷰징이 e커머스를 좀먹고 있었지만 판매자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어 개별적으로만 단속이 이뤄져 왔다. C커머스 등장과 함께 플랫폼 신뢰도 문제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공개적으로 단속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들이 그간 어뷰징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C커머스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로 여겨지면서 이같은 단속 활동이 확대된 양상”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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