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엔 AI 도메인”…ai·io·it·me 도메인 열자 기업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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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도입한 신규 도메인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ai', 'it' 같은 도메인이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에서 활발히 활용된다. 우리 기업이 합리적 비용으로 트렌디한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조처가 적중한 것이다.

30일 KISA 등에 따르면, KISA가 지난해 도입한 'ai.kr'(인공지능), 'io.kr'(입출력·디지털), 'it.kr'(정보기술), 'me.kr'(개인) 등 4개 신규 도메인이 기업과 국민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도메인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사람이 쉽게 기억하고 입력할 수 있도록 문자로 만든 인터넷 주소를 말한다. 대한민국의 국가도메인은 영문 '.kr'과 한글 '.한국'이 있으며, 한국에 주소지가 있어야만 도메인 등록이 가능하다. 투기나 악의적 목적의 도메인 등록을 막기 위해서다.

KISA가 신규 도메인 생성 나선 것은 IT 관련 국가도메인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중남미 카리브해에 위치한 앵귈라(Anguilla)는 AI 열풍의 수혜를 입었다. 앵귈라가 1980년대 확보한 국가도메인이 '.ai'이라서다. 인구 약 1만5000명의 앵귈라의 '.ai' 도메인 등록 건수는 약 50만건으로, 도메인 등록비가 연 150달러(약 21만원)이다. 그야 말로 앉은 자리에서 수백억원을 번 것이다.

이정민 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은 “앵귈라는 도메인을 1년 단위를 등록하고 신규 등록은 기본 2년을 등록해야 하기에 초기 비용이 약 30만원에 달할 만큼 비싸다”며 “AI 정체성을 나타내고 싶은 우리 기업을 위해 ai.kr 도메인을 생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ISA는 4개 신규 도메인을 도입한 후 상표권자 732곳을 대상으로 우선 등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828건이 접수됐으며 최종적으로 774건이 등록됐다. 챗GPT로 대변되는 AI 붐이 거센 만큼 ai.kr이 26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it.kr(208건), io.kr(185건) me.kr(175건)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문자열 즉, 1개 상표로 4개 도메인 모두 신청한 건수도 171건에 달했다.

도입을 신청한 주요 기업을 살펴보면, 네이버·카카오·이스트소프트·한글과컴퓨터·야놀자·NHN·이글루코퍼레이션·빗썸 등 IT 기업은 물론 한국전력공사·한국거래소 등 공공기관, LG·CJ·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롯데건설·SPC 등 대기업까지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일반 등록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5일 일반등록을 개시하자 첫날에만 3933건이 몰렸다. 지난 8일까지 2주간 등록 건수도 6120건에 이르렀다. 일반등록에서도 ai.kr(2742건)가 가장 인기가 높았으며, it.kr(1173건), io.kr(1139건), me.kr(1066건)도 1000건 넘게 등록됐다.

가장 먼저 등록된 도메인은 미래에셋증권이 등록한 'm-stock.ai.kr'로 기록됐다. 가장 긴 도메인은 삼성전기의 'samsungelectromechanics.ai.kr'였다. 특히 라디오와 오디오를 연상케 하는 'rad.io.kr', 'aud.io.kr'부터 '그것'을 의미하는 it를 활용한 'ilove.it.kr', 'have.it.kr', 'buy.it.kr', 나를 뜻하는 me를 이용한 'remember.me.kr', 'follow.me.kr', 'with.me.kr' 등 재치 있는 도메인도 눈에 띄었다.

이정민 팀장은 “도메인 등록비용이 약 2만원으로 앵귈라 도메인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많은 분이 신규 도메인을 인지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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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주소정책팀장.(한국인터넷진흥원 제공)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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