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술로 개발한 탄저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승인 임박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르면 이달 내 승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과 GC녹십자가 공동 개발한 탄저백신이 현재 식약처 최종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백신 임상 결과와 심사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고, 개발후 처음 승인받는 백신이기 때문에 식약처에서 더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르면 3월 내 최종 허가가 나올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14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탄저백신 품목 허가에 대한 타당성을 논의했다. 통상 위원회 개최 이후 한달 내외로 심의결과가 공개된다. 결과가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무리없이 승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탄저는 바실러스 탄저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감염병이다. 자연 감염뿐 아니라 생물학적 테러 위험이 높은 병원체로 지정돼 있다. 한 때 북한이 날린 오물풍선에 탄저균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탄저 감염 시 치사율이 최대 90%에 이를 수 있어 백신 확보는 국가 차원의 필수 방역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국내에는 탄저백신이 별도로 비축되지 않아, 미국 등 해외 백신을 수입해 군과 방역 당국이 활용하고 있다.

질병청은 GC녹십자와 2002년부터 공동 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2023년 10월 식약처에 국내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국내 개발한 탄저백신은 탄저균 방어항원(PA) 단백질을 주성분으로 해 기존 개발된 백신이 갖는 문제점을 개선했다. 더 안전한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 사례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백신 국산화 일환으로 국가 공중보건을 증진시킬 것”이라며 “탄저백신 자체가 사람 임상이 불가능하고 일반적이진 않아 개발하기가 어렵고 까다로웠으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