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국내 1위 도메인 기업 후이즈의 알짜 자산을 물적분할해 세운 신설법인(후이즈)을 가비아에 매각, 소액 주주 피해가 현실화했다.
후이즈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한 소액 주주들은 졸지에 비우량 자산으로 구성된 존속법인(넥스트솔루션) 지분을 떠안게 돼 주식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됐다.
소액 주주들은 한투파트너스가 상법을 위배해서 매각 절차까지 깜깜이로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ICT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후이즈에 투자한 소액 주주는 1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여년 전 후이즈에 투자해서 현재까지도 지분을 보유 중으로, 후이즈 투자금 전액을 날릴 공산이 커졌다.
애초 이들은 후이즈의 캐쉬카우인 도메인·E-비즈·EC클라우드 사업 부문 장래성을 보고 투자했다. 하지만 한투파트너스는 후이즈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들 우량 사업 부문을 모아 물적분할해서 '후이즈'를 신설하고, 나머지 비우량 사업 부문과 소액주주 지분을 넥스트솔루션에 떠넘겼다. 이후 한투파트너스는 후이즈 지분 100%를 가비아에 매각했다.
앞서 한투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후이즈에 54억원 규모 구주와 36억원 규모 교환사채, 64억원 규모 전환사채 등을 투자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나머지 후이즈 지분을 보유한 넥스트솔루션에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해 후이즈 지분 100%를 매각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후이즈 소액 주주들은 미래 가치가 없는 넥스트솔루션에 투자한 셈이 됐다. 투자금 회수는 어렵게 된 것이다. 넥스트솔루션 지분 구성을 보면 소액 주주 비중은 약 25%다. 소액 주주들은 후이즈가 가비아에 약 200억원에 매각된 것을 고려하면, 피해 금액이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단순 추산한다.
소액 주주들은 한투파트너스가 후이즈 매각 과정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가비아에 매각한 사실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는 것이다. 상법은 인수합병(M&A)은 물론 중요자산 양도 시에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결의하고, 최소한 총회일 2주 전에는 주주에게 그 내용을 담은 소집 통지를 하도록 명시한다.
한투파트너스 측은 소액 주주들의 문제 제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소액 주주들은 넥스트솔루션 주주이기 때문에 후이즈 매각에 관여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한투파트너스 관계자는 “주요 대상 공지와 투자금 정산 등 문제는 넥스트솔루션이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후이즈와 넥스트솔루션은 별개”라고 말했다.
한 소액주주는 “한투파트너스가 온갖 부당행위와 편법, 자금력을 동원해서 후이즈와 소액 주주 투자금을 약탈한 것”이라며 “형사 고소까지 검토하겠다”고 해 분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