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 보편화와 인구·지정학적 변화로 향후 5년간 일자리 1억 7000만개가 새로 생기는 동시에 9200만개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경제포럼(WEF)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세계 일자리 22% 가량에 변동이 예상된다. 1000개 이상 글로벌 기업 고용주 관점을 모아 22개 산업 클러스터와 55개 경제권, 1400만명에 이르는 근로자에 대한 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다.
보고서는 AI 기술 발전으로 빅데이터, 사이버 보안 등 신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노동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봤다. AI, 정보처리 기술, 로봇 및 자동화, 에너지 기술이 비즈니스 혁신에 큰 영향을 주고 디지털 접근성 관련 직무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술 역량과 별개인 인간 고유의 역량 가운데 창의적인 사고와 유연성, 민첩성 등은 여전히 중요성을 지닐 것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생성형 AI 및 재생에너지 관련 시장이 고용에 큰 변화를 일으키면서 해당 분야 전문직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반면 단순 행정 및 계산 작업, 그래픽 디자이너 등 직무는 고용이 감소할 전망이다.
인구학적 요인도 고용 변수다. 고소득 국가의 고령화와 저소득 국가의 노동 연령 인구 증가로 돌봄과 교육 직군의 일자리가 크게 늘릴 것으로 관측됐다. 아울러 기업인 34%는 지정학적 긴장이 무역 장벽이나 산업정책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요 관심사로 봤다. 사이버보안 등 역량을 지닌 인재 수요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
WEF는 산업계가 거대한 변화 속에 사업을 혁신하려면 각국이 근로자 역량 격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노동력을 100으로 가정하면 2030년까지 59명이 재교육 또는 역량 강화 교육을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가운데 11명 정도는 이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기적으로 1억 2000만명 이상이 실직할 위험을 의미한다.
또한 보고서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신기술 흐름을 감안해 기업가와 정책 입안자, 노동자가 협력을 통해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며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지역과 분야에서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