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4인연합-임종윤 '분쟁종식' 선언…경영권 분쟁 해소 가시화

경영권 다툼을 벌여 오던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그룹인 '4인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분쟁종식을 위한 합의에 나섰다. 약 1년간 진행된 각종 고발·고소, 상대측 인사 해임 시도 등 경영권을 둔 치열한 싸움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등 최대주주 그룹 '4인연합'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보유한 지분 일부(5%)를 매입하고 △경영권 분쟁 종식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 △(전문경영인 중심)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이라는 합의를 도출했다고 26일 밝혔다.

Photo Image
한미약품

이번 합의로 4인연합 지분은 40%로 높아졌다.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지분을 포함하면 48%에 달한다. 임종윤 주주는 11.79%,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7.85%를 보유한다. 치열한 대립을 이어가던 4인연합과 형체측 지분 구도는 4인연합으로 무게중심이 기울게 됐다. 아울러 양측은 상호간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을 모두 취하하며 사실상 갈등 종식을 선언했다.

최대주주 측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통해 그룹 거버넌스 이슈를 조속히 안정화하고, 오랜 기간 주주가치를 억눌렀던 오버행 이슈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간 협력, 화합을 통해 경영권 분쟁 종식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미는 하나의 큰 방향성을 가지고 '글로벌 한미'를 향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 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임종윤 주주도 4인연합에 적극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13일 임종윤 이사가 먼저 갈등 종식 필요성을 제시하며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임 이사는 19일 열렸던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철회를 제안하며, 경영권 분쟁 장기화를 방지하고 회사 미래를 위해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가 책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임시주총은 임종훈 대표가 이끄는 한미사이언스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을 제안하기 위해 열렸다. 결국 이 안건은 통과되지 못했다.

임 이사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소모적인 경영권 분쟁을 해소하고, 미래 준비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한미약품 매출과 함께 주가까지 지속 하락하며 위기감이 커졌다는 분석과 함께 외부 상황이 형제측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4인연합과 협상으로 선회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4인연합과 임종윤 이사와의 갈등은 봉합 수순을 밟고 있지만,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도 합류할지 관심이다. 임종윤 이사의 임시주총 철회 제안 및 갈등해소 주장은 임종훈 대표와 합의한 내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식 매각 및 분쟁종식 합의도 임종윤 이사 단독으로 이뤄졌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지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임종훈 대표 역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형님이 이 상태로 계속 다툼만 해서는 여러모로 안되겠다는 답답함에 결심한 걸로 알려왔다”면서 “형님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