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숲 속, 계곡 등 복잡한 환경에서 드론 자율비행으로 실종자 수색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실종자 수색 골든타임 확보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자율주행 로봇에 널리 활용되는 동시 자기위치추정 및 맵핑(SLAM) 기술을 드론에 적용해 숲과 같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자율비행 기술, 이동관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1월 6일 경남경찰청 드론운용팀, 경찰대, 관련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 위원들과 실제 수색 환경을 모사한 자운대 솔밭공원에서 3대 드론을 활용한 자율비행 실증 시험을 수행해 실종자 수색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ETRI 개발 시스템은 GPS 활용이 불가한 숲 속에서도 자율적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계획된 경로 아래 임무를 자동 수행해 기존 기술과 차별화된다.
또 전자광학(EO)·적외선(IR)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들이 지정된 수색 구역을 자율비행하며 수집한 영상을 이동관제 시스템에 전송하면 딥러닝 기술로 학습된 추론기를 활용해 실종자를 실시간 탐지해 수색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ETRI 시스템은 비정형 숲속 환경을 정밀하게 3차원 포인트 클라우드(점군)로 재구성해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표시, 수색팀이 실종자 위치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TRI 보유 핵심 기술은 △숲속 실종자 수색 SLAM 기반 자율비행 기술 △충격에 강한 드론 기체 △ 숲속 환경 실종자 탐지용 데이터셋 구축 및 인공지능(AI) 기반 실종자 탐지 기술 △포인트 클라우드 기반 실시간 3D 전역 공간 재구성·시각화 기술 등이다.
연구진은 이번 실증으로 경남경찰청 드론운용팀으로부터 수집된 피드백을 시스템에 반영해 보완할 예정이다. 또 2027년까지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이후 산악지역 실종자 수색 시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차지훈 ETRI 자율비행연구실장은 “다수 자율비행 드론을 활용한 실종자 수색 기술은 실종자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해 국민 안전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공 안전 혁신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앞으로 실종자 및 조난자 수색뿐만 아니라, 복잡한 환경에서 군 정찰, 자연재해 구조 활동, 산림 보호를 위한 불법 활동 감시 등 다양한 공공 안전 및 방위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ETRI 연구개발지원사업' 일환으로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