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와 디지털 전환]창의적 인재 양성의 불편한 진실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업의 경쟁력이 기술에 의해 결정되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중요한 사실은, 결국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혁신을 이끌어가는 주체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피터 드러커 교수는 “미래의 경제적, 전략적 이익은 시장에서 가장 똑똑하고 다양한 인재를 보유한 조직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 역시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인재를 찾고 있다. 세계 각지를 다니며 우수 인재를 모집하고,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계약 학과를 만들어 장학금을 지원하며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우리가 찾고 있는 인재상이 시대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인재를 제대로 양성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투입된 시간에 비례해 생산성이 증가했던 산업 사회와 달리 4차 산업혁명 이후 한 사람이 수천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이 시대의 핵심은 바로 '창의적 인재'다. 우리의 교육이 이러한 인재를 제대로 양성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과거 한국의 최고 대학에서 미래 준비를 위해 미국 대학들을 방문하며 느낀 점을 인터뷰한 내용이 시사하는 점이 있다.

우리는 학문적 이론 발전과 기업에 우수 인력을 공급하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지만, 미국 대학들은 학문적 성과에 주로 집중하며 기업에 대한 기여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를 느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대학은 그것이 국가와 산업과 연관이 있던 없던 무관하게 세계에서 처음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에 과도 하리만큼 집착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창의적 인재 양성이 대학만의 역할일까? 조사에 따르면 미국 포천 500대 기업은 정보기술(IT) 신입 직원을 선발할 때 가장 먼저 문제 해결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컴퓨터 관련 전문 지식과 기술을 우선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우리 대학들이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고, 기업들 역시 기술 경쟁 속에서 당장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위기 상황에 처한 현실을 고려하면 충분이 이해가 된다. 그러나 우리의 이러한 인재 양성이 과연 글로벌 경쟁에 부합하는지, 단기적으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 수급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은 미래 경쟁력과 혁신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창의적 인재 양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초등교육부터 대학까지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를 기르는 교육을 강화하고 실험과 프로젝트를 통해 문제 해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적 변화 속에서 창의적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지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그리고 혁신적 마인드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양성하는 것은 어느 한 주체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먼저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대학은 문제 해결 능력과 학제 간 교육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 역시 대학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교육 기관과 연계하여 터득하고 이를 실무에 적용하여야 한다. 결국 정부, 대학, 기업이 상호 협력과 역할 분담을 통해 창의적 인재 양성이 이루어 질 때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혁신과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전진옥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인력양성 및 일자리창출위원회 위원·비트컴퓨터 대표 joje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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