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화석연료 산업 부흥을 강조한 가운데 화석연료 운송의 핵심 역할을 하는 선박을 건조하는 국내 조선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계는 화석연료를 운반하는 선박 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 방산까지 수혜를 기대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 불신론자'로 꼽힌다. 1기 집권 당시인 2017년 6월에는 파리협정에서 탈퇴했고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등 화석연료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유세 중에서도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화석연로 산업의 부흥을 강조했다. 향후 석유와 셰일오일 시추 확대 등 적극적인 화석연료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법안 폐지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가 금지 조치 종료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화석연료 등을 운반하는 선박을 건조하는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가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LNG운반선에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LNG운반선의 70% 이상을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를 바짝 뒤쫓고 있는 중국의 경우 미국의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사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상굴착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해양플랜트 발주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조선업계의 방산부문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조선 생태계가 무너져 군함 건조 및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를 우방국에 맡겨야 한다. 이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를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MRO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7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건조, 군함,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 분야에서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함에 따라 수혜의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삼정KPMG도 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수요 증가로 인해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조선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 연료 중심 정책이 국내 조선 산업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 승인이 필요한 LNG 프로젝트가 다수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에서 빠르게 승인을 하면 LNG운반선 등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미 함정 MRO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함정과 MRO를 이야기한 것은 호재”라고 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