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가 최근 추진 중인 조직·인력구조 개편과 관련, 구성원 설득에 나섰다. 전출 강요 논란에 대해선 사과했다.
김영섭 대표는 4일 오전 사내방송으로 진행된 'CEO 특별대담'에서 자회사 전출·명퇴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김 대표는 우선 “국가 제1기간통신사 위상을 회복하고, AICT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강조했다. 회사에 남는 인력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AICT) 역량교육을 제공하고 활용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KT는 네트워크 유지보수 자회사 KT OSP·KT P&M(가칭) 설립·인력 전출과 명퇴에 이날까지 신청 접수를 받았다. 김 대표는 “모든 영역과 조직, 개인까지도 AI를 빠른 시간 내 장착하지 못하고 혁신하지 못하면 뒤쳐지게 될 것”이라며 “AICT 기업으로 서둘러 전환하지 않으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이번 결정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KT는 △역량 △사업구조 △조직·인력구조 3대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김 대표는 역설했다. 역량 혁신은 AI·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를 의미한다. 사업구조는 기업사업(B2B)·정보기술(IT) 중심으로 개편해야 함을 강조했다. 역량과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서는 전출·명퇴 방식을 통한 조직·인력개편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1만 3000여명의 현장 조직 인력의 70% 이상, 9200여 명이 50대 이상인데, 해당 인력의 정년 도래 후를 고려해야 한다”며 “선로 등 시장 임금체계와 KT의 현격한 격차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없었고, 이런 상황에서 통신망 안정성을 강구할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구조 혁신은 경영자 책무로 반드시 해 나가야 한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은 (직원이) 정년까지 잔여기간에 받을 수 있는 전체 경제적인 규모와 효익 측면에서 손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신설 전문기업에서 여전히 KT 일원으로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일하며 오히려 플러스 알파를 얻도록 하자는 것이 두번째 방침”이며 “새로운 인생계획이 있는 인원에게는 희망퇴직 기회를 부여해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도록 회사가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까지 KT에서 자회사 전출 신청 인원은 총 1500명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KT에 남는다면 KT가 AICT컴퍼니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기술적, 사업적 역량 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가 전출·명퇴 신청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프로그램을 직원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설계했으나 언론에서 회자된 불미스러운 사례(전출 강요·압박)는 최고경영자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합리적 구조 혁신으로 공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KT는 앞으로 임직원과 함께 혁신하고 발전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가겠다”며 “공정한 경쟁 촉진, 합리적 보상 체계를 계속적으로 심화하고 고도화해 세계적 조류에 발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