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원인 바이오매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가능성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은 1일 제주도에서 '2024 한국 재생에너지 매칭 포럼'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바이오매스가 RE100 등으로 급증한 재생에너지 수요에 대응할 효과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매스는 동·식물이나 음식물 쓰레기, 가축 분뇨 등을 가공한 발전 연료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업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고려할 때, 바이오매스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 안고 있는 지속가능성 논란 해소를 선결 과제로 지목했다.
2022년 국내 RE100 가입 기업의 전력 소비량은 약 60TWh로 대한민국 총 발전량(626,448GWh)의 10분의 1 수준에 육박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같은 해 우리나라 총 발전량은 62만6448GWh로 이 중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5만406GWh(8.1%)에 불과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지만 여유 부지 부족, 계통 및 경제성 문제로 태양광·풍력 설비의 신속한 보급에는 한계가 있다.
2040년경 기업의 재생에너지 수요량은 약 181.3TWh로 증가할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 상황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 대란이 예상된다.
간헐성이 없고 경제성을 갖춘 바이오매스가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RE100의 기술 기준에서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바이오매스'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했다.
다만, 바이오매스를 둘러싼 이산화탄소 발생과 삼림훼손 등 우려가 있다.
송한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바이오매스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하는데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생산된 바이오매스 활용은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연구원은 “한국은 지속가능성 기준이 없기 때문에 바이오매스 활용으로 인해 자연림 파괴, 원목을 이용한 연료 생산, 화석연료보다 많은 탄소배출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대한민국에 지속 가능한 바이오매스는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오매스 사용 관련 논란으로 인해 기업에 그린워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관련 문제를 해소할 때 바이오매스 활용이 본격화된다”고 말했다.
송용식 한화에너지 전무는 “바이오매스가 탄소 중립적인지 아닌지, 나아가 산림 파괴 여부 등과 관련한 논란과 쟁점이 있다”면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기준 수립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RE100 대응 등에 바이오매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바이오매스는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외에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열 부문의 탈탄소화에도 기여한다”면서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일자리 감소 및 지역 경제 쇠퇴 등 사회·경제적 환경을 고려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도 바이오매스 활용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전무는 “휘발유 사용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자동차를 없애는 '의도 확대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된다”며 “내연기관 자동차를 점진적으로 친환경차로 바꾸어 나가듯이 바이오매스 발전도 지속가능성 관리를 통해 점진적으로 논란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규성 충북대 교수도 “바이오매스는 IPCC, IEA 등 국제기구가 인정한 탄소중립 연료”라며 “해외에서는 바이오매스의 기후·환경 문제를 지속가능성 기준 도입을 통해 최소화하며 동시에 경제 발전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