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리뷰] '무서운 아는 맛 vs 그냥 그 맛' 류승룡X진선규 코믹영화 '아마존 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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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본 리뷰는 영화 '아마존 활명수'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류승룡, 진선규, 염혜란 등의 코믹 심스틸 연기와 인간적인 순수존중 메시지가 어우러진 가벼운 코미디가 가을 극장가에 시원하게 터진다.

오는 30일 개봉될 영화 '아마존 활명수'(감독 김창주, 제작 CJ ENM)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 분)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 분)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한국을 향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이 작품은 '극한직업' 속 코믹호흡을 맞췄던 류승룡-진선규를 필두로 염혜란, 전석호, 이순원 등 유쾌연기 대가들의 새로운 만남이자, 아마존·양궁 등의 신선한 소재로 이뤄진 코미디물 신작이라는 희소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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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본 '아마존 활명수'는 소위 '아는 맛이 무섭다'와 '그 맛이 그 맛', 두 통설 사이를 오갈 가벼운 웃음향연의 작품으로 보인다.

먼저 '무서운 아는 맛' 포인트는 캐릭터들의 호흡을 살려내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류승룡 표 진봉 캐릭터의 핵심은 표정이다. 아마존 습지 위 헬기추락 과정을 비롯해 밀림에서의 탈출, 아마존 부족들과의 대면 등 여러 위기상황 속 진봉의 다이내믹한 표정은 보는 자체로 유쾌함을 느끼게 한다. 또 회사나 가정에서 '구조조정 대상' 취급받는 진봉의 약한 모습들은 류승룡 코믹연기 속 엉뚱한 반전포인트와 함께 색다른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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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 표 빵식 연기의 유쾌포인트는 말맛나는 대사들이다.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한국인 3세 볼레도르인이라는 설정과 함께, 원래의 한국어 표현을 유쾌하게 꼬아놓은 대사에 생동감을 살리는 진선규의 연기호흡은 통역과정에서의 과감한 생략과 오역들과 함께 '극한직업' 때와 유사한 듯 다른 유쾌감으로 다가온다.

진봉의 부인 차수현 역의 염혜란, 활벤저스 코치 정환 역의 이순원은 각각 단호하지만 정많은 엄마 캐릭터, 개성넘치는 주인공의 조력자 등 기존 필모그래피에서 검증된 캐릭터감과 코믹포인트를 연결한 유쾌감을 선보인다. 특히 이순원은 양궁선수로 거듭나기 위한 합숙과정을 토대로 진봉은 물론, 빵식과 아마존 전사 3인방과의 주접 티키타카를 이루며 작품의 유쾌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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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아마존 전사로서의 순수한 분위기에 몰입한 해외배우 3인방이나 은근한 코믹빌런 격의 고경표(최이사 역) 등은 히든 카메오들의 존재와 함께 '코미디영화' 특유의 아는 맛을 충분히 충족시키며 유쾌함을 느끼게 한다.

'그 맛이 그 맛' 포인트는 작품 전개구조다. 실제 '아마존 활명수'는 '아마존 전사 3인방과 전 양궁 국가대표의 만남'이라는 기본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상상할 수 있는 전개가 그대로 이어진다. 첫 만남 갈등과 공동목표 확인, 팀으로서의 우여곡절, 성공적인 성과, 잠재위기의 발현과 극복, 해피엔딩 등 친숙한 '그 맛'에서 변수는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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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양궁대회 본선을 기점으로 한 대회결과 중심의 휴먼스토리 전개 또한 '그 맛' 포인트다. 해피엔딩의 감동을 향한 근본토대라는 포인트가 있지만, 이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코믹포인트가 상당히 줄어든 것은 아쉽다. 물론 납치이탈 신이나 거듭된 캠핑장 신 등 코믹요소 보충이 있지만, 앞선 과정과 연결감이 부족해 흔한 코미디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아쉽다.

최 이사의 '볼레도르' 파견 당시 대화나 아내 수현의 선견지명 식 멘트 등 '말장난' 식의 코믹대사는 큰 변칙없이 담백한 코미디물의 '그 맛'을 짐작케 한다. 물론 직관적인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물 특유의 포인트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다시 곱씹을 유쾌재미를 느끼기에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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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이러한 양극적인 포인트와 함께, 현대 서울의 도회적 분위기와 남미 아마존의 자연미, 금광개발 비리 등 부수적인 관전포인트들은 진봉과 아마존 전사 3인방들의 내적신뢰 과정과 함께, 다원적 지구촌과 환경보호, 인간존중 등의 메시지들을 담백하게 건넨다.

요컨대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배우들의 호연과 장르 고유의 유쾌한 맛에 집중한 작품으로서, 강력한 유쾌사이다는 아니지만 가벼운 웃음과 함께 마음을 비울 수 있는 담백한 코미디물로 보여진다.

한편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13분이다. 개봉일은 이달 30일이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