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고급 레스토랑 셰프의 요리를 '시켜 먹는' 시대다. 음식점들은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거나 배달앱이 자체 배달을 한다. 또 고객의 위치나 음식 수령 장소부터 요청사항, 결제까지 앱을 통해 모두 이뤄진다.
배달 서비스가 고도화 되면서 짜장면, 피자, 치킨 등이 주류였던 배달 메뉴도 웨이팅이 기본인 유명 셰프 음식으로까지 다양해지는 등 '맛집배달' 시대가 열렸다.
배달앱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준 것은 물론 요식업계에도 마케팅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도 했다. 배달앱은 전단지를 뿌리고 냉장고 자석과 쿠폰북을 만들어 배포하는 아날로그 방식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온라인 광고 시대로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또 높은 광고효과와 매출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과거 전단지 광고비와 제작비, 이를 배포할 알바비용까지 하면 월 200만원은 홍보비로 쓴다는 업주들이 보통이었다.
경희대 연구기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 사회에 기여한 수치를 보면 배달앱의 순기능이 명확하다. 조사에서 입점 식당들의 매출은 평균 27% 늘고, 광고비는 평균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비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배달앱 업체들은 이미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서로 눈치보며 자체적으로 수수료를 내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그나마 배달앱 때문에 코로나 등 어려운 시키를 버텨올 수 있었다', '기존 가게나 상권들의 텃세를 배달앱의 공평한 대우로 극복했다' 등 순기능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데 식자재나 임대료·인건비 등 큰 비용은 차치하고 음식값의 한자릿수 미만인 주문중개 수수료만 문제라고 탓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일까. 배달앱으로 줄어든 비용만큼은 아니더라도 정당한 사용료를 내야 하는 배달앱의 가치도 함께 생각해봐야 할 때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