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칼럼]기후대응, 돈과 기술 '기후테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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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후 법무법인 원 ESG센터장

현재 기후위기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데이터는 넘쳐나지만 이를 인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하다. 그러나 '기후테크(Climate Tech)'가 탄소중립을 실현할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서 '최적가용기술(BAT)'이 지속 발전하며 녹색 경제활동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기술은 자연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막대한 돈과 투자가 필요하다.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자들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화학적 처리로 재활용해 새로운 연료나 화학물질을 만드는 기술이 논의되고 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 시멘트, 화학 공정 등에 적용할 수 있어,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을 저탄소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CCUS 기술은 산업 공정이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않게 막아 탄소 배출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다.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태양광·풍력에너지만으로는 단기간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기 어렵다. 기존 석탄·천연가스 발전소에 CCUS 기술을 적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생산을 유지해, 저탄소 전환 시간을 벌 수 있다. 포집된 탄소를 활용해 연료, 화학물질, 플라스틱, 건축 자재 등을 생산할 수도 있다. 탄소를 자원으로 전환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CCUS는 시멘트, 철강, 화학 공업 등 탄소 배출이 많고 대체 에너지원으로 쉽게 전환하기 어려운 산업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렵다. CCUS가 그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CCUS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산화탄소의 물리적 속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산화탄소는 단순히 대기 중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강과 바다에도 녹아 있으며, 약 25%가 수역에 녹아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산화탄소는 에너지원으로서 그 활용도가 높지 않아 포집 비용 대비 경제적 가치가 낮다는 문제도 있다. CCUS 설비 운용 과정에서도 일정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며, 오히려 탄소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술이 실용화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 환경단체들로부터 CCUS가 오히려 화석연료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빌미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CCUS를 통한 탄소 저감과 재생에너지의 개발은 계속돼야 한다. 탄소를 감소시키는 방법은 △대체(Replace) △저감(Reduce) △재활용(Reuse) 등 3R로 요약된다. CCUS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탄소도 저감하고, 탄소를 재활용할 수 있으니 지속 연구하고 실용화해야 한다.

CCUS를 비롯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나중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이 필수다.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자연적 변동성이 커, 발생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CCUS는 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불규칙한 공급을 보완하는 데 사용된다.

ESS 역시 연구개발(R&D) 투자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돈과 기술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지구온난화 마지노선이 넘어가 인류에 재앙이 오지 않도록 기후테크에 지속 투자해 탄소중립 골든타임을 사수해야한다.

문성후 법무법인 원 ESG센터장 esg365@onelawpartn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