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3사 번호이동 담합의혹과 관련해 수조원대 과징금 문제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은 7일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안을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이통 3사가 판매장려금과 거래조건 등을 담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총 3조4000억~5조5000억원의 과징금 조치의견을 내부적으로 정하고 내년 초 전원회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통 3사가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 현황을 공유하면서 가입자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판매장려금을 조절했다며 이를 담합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통 3사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기반으로 방통위의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방통위 또한 공정위에 이통 3사 행위가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낸 바 있다.
해당 논란이 정부부처간 규제권한 갈등으로까지 비화하는 가운데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방통위와 공정위 두 부처 간 규제 권한 충돌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방통위와 통신사가 단통법를 지킨 것이고 담합이 아니라는 의견을 여러차례 공정위에 전했는데 공정위가 강행을 했다”며 “방통위와 공정위가 전혀 교통정리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통법을 폐지한다고 방통위는 공정위 말만 따르면 되는 것은 아니다. 방송통신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전문성을 갖춘 규제집단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태규 직무대행은 “각 부처 기능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입장이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 “방통위와 공정위가 서로 오해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든 풀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을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