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 스타트업 이야기] 〈48〉마음껏 비난하고 남 탓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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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

문제를 해결 할 생각이 없는 것일까? 회의를 하면 문제 얘기만 구구절절 하거나 상황을 설명하는 사람, 이렇게 대화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만 하는 사람, 서로를 위로하는 듯 말 하면서 가장 먼저 문제의 중심에서 빠져나가는 사람, 딴소리 하는 사람, 그렇지 않다면 침묵을 지킵니다.

합의를 이끌어야 할 리더가 사라졌습니다.

어느 누구도 문제 해결 방법, 모두가 공감하는 목표 설정과 구체적 실행 방법을 제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야심차게 목표를 세우고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예상치 못한 문제가 속출했습니다. 시장의 변화, 기술적 한계, 팀 간의 갈등 등 다양한 난관이 조직을 흔들었습니다. 이때 리더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회의 시간에 문제의 원인을 설명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복잡합니다. 마케팅이 부족하고, 자금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변화하는 시장 대응에 늦어지고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약화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상황을 해석하는 데 그쳤습니다.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그는 현장에서 물러났습니다.

비영리 단체 회의에서는 늘 같은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우리는 자금이 부족합니다” “지원이 끊겨서 힘듭니다” 각 부서 책임자는 서로의 어려움을 공감하며 위로했지만, 정작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때로는 대화가 산으로 가며, 딴소리로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결국 아무도 행동하지 않았고, 그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문제 해결의 첫걸음은 행동입니다. 그리고 버려야 합니다. 기존의 사회적 관계 설정, 사고방식 등 모든 것을 버렸다고 설정하고 다시 담는 방식이 필요 합니다. 이 과정에서 규칙이 서로 충돌하고 규범이 서로 난투를 버립니다. 그리고 합의는 더 미궁으로 빠질 것이고, 드디어 책임과 권한이라는 가면 속에 숨어있던 무능력함이 겉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문제 해결을 위하여 구체적 실행하는 사람과 아직도 과거의 방식으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 알고 있었다” 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면서 진심으로 헛소리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드디어 변화의 시작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퇴근길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 덕분에 집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고통의 수준이 아닙니다.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고통이 밀려옵니다. 이는 단순한 신체적 피로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과 익숙함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입니다. 당혹스러움, 실망, 무기력감 속에 빠져들게 되는 거죠.

이러한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이미 문제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고, 변화의 아픔을 느끼지 않는 이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문제의 안전지대에 머물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의 노력에 방관자로 남아있습니다. 이들은 결국 변화의 과정에서 도태되거나, 끝내 조직에서 방출되거나 혼자 남게 됩니다. 변화는 더 이상 이들을 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은, 이들은 지독하게 이기적으로 행동하여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세우고, 변화의 결과물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어들이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어떤 역할을 선택할 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집단의 공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문제와 상황은 철저하게 무시되어 있기 때문이죠. 이제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이 끝났다면 “나는 문제 해결의 주체인가, 아니면 문제의 일부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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