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하 안팎으로 외국인들이 반도체 업종을 대거 매도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반도체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목표주가를 낮추는 동시에 바이오, 이차전지를 비롯한 코스닥 기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13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 지난 3일부터 이어진 전일까지 순매도 행렬 기간 동안 외국인은 총 7조1694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다. 이날도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58% 하락했다. 외국인 역시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937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1·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테오젠과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알테오젠은 3210억원어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4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알테오젠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9.96%, 12.01% 각각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4.71%, 5.44% 각각 하락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안팎으로 외인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이 밖에도 기아, LG화학, 하나금융지주 등을 팔고 LG전자, HD현대일렉트릭, 아모레퍼시픽을 사들이고 있다.
각 증권사의 반도체주 눈높이도 조정되고 있다.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DS투자증권은 전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까지만해도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비중 상향이 왕왕 이뤄지던 것과 달리 이달 들어서는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 일색이다.
반면 바이오 및 이차전지 등 금리 인하 시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업종이 대거 포진한 코스닥에 대한 관심은 커지는 분위기다. KB증권에서는 그간 코스피 대비 약세를 보였던 코스닥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며 관련 연속 자료를 내놓기 시작했다.
허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지금 레벨에서는 '코스닥에서의 호재 1~2개'만으로도 언제든 코스닥 랠리가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 △소외된 시장의 회복 가능성 △연준의 금리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가능성 △바이오·이차전지·반도체 등 업종별 접근 등을 코스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