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리뷰 원]초연결 AI 시대'소버린 AI'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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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 의미와 특징. 자료=IITP

영국의 수학자 클라이브 험비는 '데이터가 미래의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2006년에 이미 예견했다.

데이터는 오늘날 국가 안보와 기업 경쟁력에 중요 역할을 하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기에 데이터 수집, 통제와 소유권, 자주성 확보가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양질의 데이터 확보 여부가 미래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최근에 '소버린(Sovereign)'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소버린은 '자주적인, 주권이 있는'이라는 의미로 국가 정책이나 자원에 대한 독립적인 통제권의 의미로 사용돼 왔다.

소버린 개념이 기술과 데이터 영역으로 확장돼, 자주권을 뜻하는 소버린과 인공지능인 AI의 합성어로 '주권을 가진 AI' 또는 'AI 주권'을 의미하는'소버린 AI'로 재탄생 했다.

소버린 AI란 한 국가가 외부 간섭없이 독립적으로 AI를 구축·운영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려면 자국 언어와 문화, 가치관 등을 학습한 초거대언어모델(LLM)이 있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자국 언어 LLM을 가진 몇 안되는 나라다. 외부 영향으로부터 자율·독립적인 AI 시스템을 구축해 국가 안보, 사회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소명인 것이다.

◇AI 시대 미래 경쟁력으로 떠오른 소버린 AI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을 AI와 인간의 지적·창의적 능력을 활용해 상상 이상으로 해결하고 있어 미래가 더 기대된다. 동시에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윤리 문제, 보안, 문화적 획일화 등으로 인한 우려도 공존한다.

현재 패권을 장악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모델은 미국의 인터넷 데이터 학습 비중이 대략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특정 언어, 문화권에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글로벌 시장을 독과점하면 다른 나라의 고유 특성을 간과하거나 왜곡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문화 종속 및 획일화로 이어질 수 있다.

소버린 AI가 특정 국가나 글로벌 기업들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게 기술을 발전시키고, 디지털 시대에 AI 주권을 확립할 수 있는 핵심 접근 방식임을 각국에서 주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외부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내 데이터 보안·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자율적인 AI 시스템으로 국방, 사이버 보안, 감시 시스템 등에서 외부 위협에 대응하고, 자국 산업 보호, 금융 시스템 관리, AI 기반 경제 정책 수립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의료 AI 시스템으로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교육 정책 AI 시스템 개발, 정부 운영 효율성을 위한 공공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 할 수 있다.

◇소버린 AI로 데이터 독립성과 주권 강화

데이터 주권과 국가 안보 이슈가 심화되면서 소버린 AI의 중요성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능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자리잡으면서 AI 시스템 독립성·자율성이 중요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국가 간 AI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일부 국가는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고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AI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은 독자적인 AI 인프라·기술개발을 통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가 차원의 AI 연구와 인재 양성으로 기술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향후 소버린 AI를 둘러싼 국제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국가간 협력으로 글로벌 표준을 마련하고, 각국 기술 독립성 확보를 위해 법·제도적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윤리적 문제와 투명성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향후 5년 내에 소버린 AI에 대한 대비를 갖춘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 격차가 현저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소버린 AI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기술 주권과 문화적 정체성 보호를 위한 필수 요소다.

글 : 도승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