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이버보안 상장사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20일 국내 주요 사이버보안 상장사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들은 AI 활성화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AI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안랩은 AI 기술을 접목한 보안 위협 대응력 고도화의 일환으로 인수·합병(M&A)과 파트너십 카드를 꺼냈다. AI 보안 스타트업 '제이슨' 인수가 대표적이다. 안랩은 제이슨의 AI 기반 이상행위 분석 기술을 접목해 기존 솔루션·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향후 AI 기반 클라우드 보안 관제 등으로 사업 시너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안랩은 또 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테크에이스', AI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 '코가로보틱스'와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걸쳐 AI 기반 보안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니언스는 AI 활성화로 인해 신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엔드포인트탐지·대응(EDR)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AI를 활용한 지능형지속위협(APT) 공격,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사회공학적 공격, AI와 결합한 신·변종 악성코드 등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는 데 기존 솔루션은 한계가 있어, EDR 같은 최신 보안 솔루션에 관심이 쏠린다는 게 지니언스 측 설명이다.
실제로 리서치 앤 마켓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EDR 시장은 2022년부터 향후 6년간 연평균 24.8% 성장, 2028년 71억달러(약 9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지니언스가 확보한 EDR 고객사는 190여곳으로, 대기업, 금융권 공공기관에서 나아가 의료기관·교육기관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싹은 4년 전부터 AI연구센터를 설립하고 AI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연간 매출액의 16%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며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26.4%에 달할 정도로, AI 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한싹은 지난달 AI뿐만 아니라 클라우드(Cloud), 확장(Expand) 등을 핵심 키워드로 한 ACE전략을 세우고 'AI·클라우드 에이스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라온시큐어는 웹3 시대 주도권을 쥐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라온시큐어는 지난 5월 AI·메타버스 플랫폼 전문기업 '라온메타'를 설립했다. 라온메타는 생성형 AI 기술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ID, 메타버스 기반 실습 플랫폼 등 디지털 플랫폼 역량에 집중한다. 확장현실(XR) 실험동물 실습 콘텐츠 등 실용적 메타버스 시대를 열어 나갈 계획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AI와 머신러닝(ML)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해 전방위적 보안 시스템 내재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ML을 이용한 모델 기반 탐지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시험 적용 중이다. 또 AI 기반 지능화된 문서 분류 체계를 지원하는 등 문서중앙화 고도화에도 힘쓰고 있다.
정보보호산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발전은 도전 과제인 동시에 수많은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AI가 사이버보안업계에 또 다른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