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스토어가 모바일 버전을 출시하며 폐쇄적 앱마켓 구조를 유지해오던 애플의 장벽을 허물었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도 유럽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자사 웹사이트 기반 음원 구독 서비스를 예고했다. 빗장을 걸어 잠그고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거둬돈 애플의 생태계가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 영향으로 점차 균열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에픽게임즈는 자체 스토어 앱을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용으로 선보였다. 다만 안드로이드 기기용 버전은 전세계에서 이용 가능한 반면 iOS 기기는 EU로 서비스 지역이 제한된다. 에픽게임즈가 자체 개발한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와 '폴가이즈' 등을 모바일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가 에픽게임즈 스토어 입점을 허용하지 않음에 따라 별도 주소로 접속해 설치 파일을 내려받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원스토어와 협력해 에픽게임즈 게임을 론칭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파이도 최근 유럽 아이폰 이용자가 자사 웹사이트에서 음원 구독을 신청할 수 있도록 링크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구독 신청이 가능했다. 아울러 애플은 애플페이 이외에 다른 결제방식도 허용하기로 EU 경쟁당국과 약속했다.
이같은 변화는 EU가 올해 3월부터 이른바 '빅테크 갑질'을 방지하기 위한 디지털시장법(DMA) 시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DMA는 애플과 같은 빅테크가 반경쟁적 방식으로 서비스 생태계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위반 시 해당 기업 전세계 매출의 10% 규모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에픽게임즈 측은 “이번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iOS 출시는 EU 디지털 시장법이 시행됨에 따라 이뤄졌다”며 “현재 iOS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와 복잡한 설정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에픽게임즈는 더 나은 스토어를 만들기 위해 법정 싸움을 계속 진행하고 전 세계 규제 당국과 협력go 개발자와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반경쟁적인 관행을 없애려고 노력 중”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6월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DMA 위반에 해당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며 대규모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앱스토어를 포함한 애플 서비스 부문 매출은 2023년도 기준 852억달러(약 115조 4886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한다.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에서 반독점 규제 도입이 가시화됨에 따라 폐쇄적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