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UNIST, 세계 최초 전고체 전지 범용 설계 방법론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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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전고체 전지 범용 설계 방법론을 제시한 연구진. 왼쪽부터 정성균 UNIST 교수, 이주호 학생연구원, 김진수 에너지연 박사.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전고체 전지 개발을 위한 범용적 설계 방법론을 제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의 김진수 박사,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정성균 교수팀이 고에너지밀도 전고체 전지 구현을 위한 설계 방법론, 범용 설계 툴킷을 공동 개발하고 성능 검증까지 마쳤다고 6일 밝혔다.

전고체 전지는 전지 전극·셀 설계를 위한 과학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연구자 경험에 의존, 비효율적인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전극 설계 조건을 균형·투과·부하 임계값으로 정의하고, 전고체 전지 설계 범용 방법론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양극 구성 입자가 최고밀도로 구성돼 에너지 밀도가 높은, '입방 최조밀(정육면체 내 입자를 가장 조밀하게 구성한 형태' 구조를 기반으로, 고체 전해질이 입자 간 공간을 메꾸는 표준 비율을 '균형 임계값'으로 정의했다.

균형 임계값에서 양극 입자는 74%, 고체 전해질은 26% 부피 비율을 가지며, 이를 기준으로 에너지밀도·출력밀도 간 설계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복합 양극에서 리튬 이온을 흐르게 하는 최소 밀도 조건도 설정했다. 연구진은 양극 입자와 고체 전해질이 복합된 입자끼리 서로 맞닿는 밀도를 '투과 임계값'으로 정의했다. 이 조건에서 복합 입자 사이 공간은 26% 이하여야 하며, 이보다 많을 경우 입자끼리 맞닿지 못해 이온이 흐르지 않고 전지가 작동할 수 없다.

전극 두께 설계법도 고안했다. 연구진은 전압 강하가 100밀리볼트(㎷) 이내로 발생하는 조합 조건을 이상적인 모델로 보고 이를 '부하 임계값'으로 정의했다.

연구진은 이들 방법론을 적용해 0.5암페어시(Ah) 용량에서 310킬로그램당 와트시(Wh/㎏)의 고에너지밀도 파우치형 전고체전지 적층셀 제작에 성공했다. 제작한 셀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공식 시험 인증까지 획득해 우수성을 증명했다.

이외에도 개발한 설계 방법론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고체 전지 설계 툴킷 'SolidXCell'을 개발했다. 현재 논문 보충자료로 무상 배포 중이다.

김진수 박사와 정성균 교수는 “전고체전지 범용 설계 방법론 최초 제시, 설계 툴킷 개발·공유는 전고체 전지 설계 분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고체전지의 효율적인 설계로 현재 기술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공동 연구팀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울산시 지원으로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관련 기업에 전고체전지, 리튬금속전지, 리튬황전지 프로토타입 제조·평가·분석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글로벌TOP 전략연구단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지난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