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현장]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2024, '록의 시대'가 재래했음을 알리는 완벽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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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관객들, 사진제공=PRM

'밴드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완벽하게 증명하는 자리였다.

지난 2일부터 인천 송도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2024(이하 펜타포트 페스티벌)'가 개최됐다.

올해 펜타포트에는 3일에 걸쳐 58팀의 아티스트가 3개의 스테이지에 올라 관객을 맞이한다. 이에 현장에 도착해서 처음 받은 느낌은 '밴드의 시대가 재래했다'였다.

단적인 예로 기자가 펜타포트 페스티벌 현장 도착한 건 3일 오후 2시 쯤으로 오픈과 직후는 아니지만, 이날 발효된 폭염주의보를 고려할 때 상당히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완벽한 오산이었다.

기자가 도착했을 때 펜타포트 페스티벌 현장에는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관객들이 이미 각 스테이지 앞에 진을 치고 공연을 한창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펜타포트 페스티벌의 메인 스테이지인 'KB 국민카드 스타샵 스테이지'는 두 번째 타임인 한로로의 공연과 세 번째 타임인 브로큰 발렌타인의 공연부터 맞은 편 중앙 콘솔과 카메라 타워까지 꽉 들어 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다른 스테이지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힐스테이트 스테이지의 유타 오리사카와 글로벌 스테이지의 연정 등의 공연에도 이들의 음악을 듣고자하는 관객들의 줄이 끊이지 않으며 그 주변은 시종일관 북새통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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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발렌타인 무대 현장, 사진제공=PRM

그리고 이렇게 음악을 즐기는 관객들의 면면을 보며 느낀 또 하나의 특이점은 '확실히 젊어졌다'라는 점이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몇 년전까지만 해도 록 페스티벌은 '구세대의 전유물'정도의 취급을 받으며 4, 50대 관객들이 대다수였고, 메인 스트림의 지위는 EDM페스티벌에 넘겨주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날 펜타포트 페스티벌에서 본 관객들의 모습은 다시 '록 페스티벌'이 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물론 오래전부터 록 음악과 페스티벌을 즐긴 팬도 눈에 띄었지만 현장을 채운 관객 대부분은 2~30대로, 이들은 시종일관 슬램과 서클핏, 점핑을 이어가며 각 무대를 즐기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2000년대 이후 줄곧 하향세를 걷던 록과 밴드의 음악이 2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젊은 세대들을 열광시키는 음악으로 자리한 것이다.

이처럼 밴드와 록의 인기가 다시 높아진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4일 출연을 예고하고 있는 데이식스(DAY6)를 필두로 한 메이저 밴드의 등장과 실리카겔, 이승윤, 터치드, 잔나비, 새소년, 라쿠나 등 재능 넘치는 밴드들의 등장 첫손에 꼽힌다.

이와 더불어 밴드와 록 사운드만이 전달할 수 있는 박진감과 현장감 역시 사람들을 현장으로 이끄는 주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하자면 EDM 페스티벌이 관객을 '트랜스 상태'에 빠트리는 데에 집중한다면, 록 페스티벌은 관객을 '그로기 상태'에 빠트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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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무대 현장, 사진제공=PRM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현재 젊은이들이 록과 밴드 사운드에 열광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날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장에 모인 수만 명의 관객들이 이를 증명한다.

약 10여년 전, 록 보컬리스트 김바다는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 '록의 시대는 반드시 재래한다'고 예언했다. 다만 그 시기은 특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펜타포트 페스티벌을 보고 깨달았다. 김바다가 예언한 '록의 시대'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을.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