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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배터리 업계 최대 화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여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세론'까지 형성되자, 배터리 업계는 11월 미국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RA가 폐지되거나 축소되면 국내 배터리 제조사 타격이 불가피하다. IRA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에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kWh당 1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미국에서 다수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받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는 6768억원에 달한다. 전기차 산업에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IRA 존속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투자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IRA 세액공제는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생산 비용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IRA 영향으로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하면서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IRA가 없다면 미국에 투자할 요인이 사라진다.

IRA 폐지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손해라는 걸 현지 의회와 지방정부에 알릴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의 배터리 투자가 중단되면 생산기지가 들어선 곳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산업연구원도 한국 기업의 배터리 투자가 미국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실리를 추구하는 냉철한 자세가 요구된다. 정부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이어 또 다른 악재를 맞닥뜨린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트럼프 리스크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과 정부의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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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부 이호길 기자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