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계, AI 놓고 '창작 근본의미' 고민…“도구의 진화, 선택은 '인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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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공지능(AI) 활용과 창의성이라는 딜레마가 K팝산업에서 다시 한 번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소셜채널에서는 K팝에서의 AI활용이라는 주제의 글로벌 보도와 함께 아티스트들의 창작영역과 인공지능(AI)의 상관관계에 대한 우려섞인 궁금증이 불거지고 있다.

그 궁금증에는 우주공간이나 판타지, 레트로 등에 이어 메타버스나 디스토피아 관점에서의 사이버 공간을 담은 뮤직비디오 표현과 함께, 곡의 멜로디나 가삿말 등에 있어서도 인공지능(AI)가 관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담겨있다.

이같은 궁금증에 K팝 업계는 '당연한 선입견'이라는 입장을 취한다. 실제 유튜브 등에서 비쳐지는 AI보이스나 딥페이크 등의 단편적인 콘텐츠 요소뿐만 아니라, 하이브 산하 수퍼톤의 AI 기반 보이스 플랫폼기술, KT계열 주스의 AI 기반 편곡 등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 콘텐츠 기술들은 지난해 공개 직후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지니뮤직의 AI작곡 동요나 지난해 5월 이현의 부캐릭터 격인 '미드낫'으로 공개된 첫 앨범 'Masquerade(마스커레이드)', 2023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의 엄정화 트리뷰트 등은 연구를 넘어 AI기반 기술과 콘텐츠 조합의 첫 사례로서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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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이브, 하이브IM, 빅히트뮤직 제공

창작자 집단과 기술업계는 이러한 사례 가운데서도 인공지능(AI)의 역할을 '인간 창작능력에 대한 도구적 역량'임을 강조하면서, 관련 기술들의 고도화를 추진해왔다. 실제 직접 작곡한 다양한 멜로디들이나 일상적인 레퍼런스들을 기반으로 자신의 정체성이나 메시지, 감성들을 다양하게 가다듬고 풀어내는 대중음악의 작업흐름에서 여러 영역에 필요한 단순작업들을 가다듬어줄 수는 있지만, 그의 방향성을 잡고 작품을 만들어내는 몫은 순수히 창작자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와 함께, 창작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 또한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실제 창작자 일각에서는 전에 없던 완벽한 창작물 존재보다 대중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이합집산으로 이뤄지는 대중음악 및 콘텐츠 장르에 있어서 창작 또한 그 시대를 함께 살고 느끼는 창작자들의 표현의지나 감정에 따라 새롭게 구현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와 함께 인공지능(AI)의 몫은 말 그대로 고도화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이같은 생각과 함께, 온전한 창작자 영역의 구분과 함께, 레퍼런스 수집에 있어서의 저작권 침해우려나 아티스트 카테고리에 있어서 인공지능(AI) 기술자들의 지분 등 도구진화에 따른 새로운 기준점 또한 마련돼야 할 것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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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제공

이러한 인간의 창작과 인공지능(AI)의 딜레마는 숏폼·OTT 등과 함께 더욱 빨라진 수요속도, 글로벌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충족조건들, 하나의 IP를 다각도로 체감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콘텐츠 트렌드 등 다양한 고려점의 해법으로 생성형 AI를 고민하는 콘텐츠 업계를 향한 끊임없는 질문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우용 하이브IM 대표는 지난해 5월 '미드낫'의 데뷔간담회를 통해 “기술시너지에 고민하지만, 어디까지나 아티스트의 창작력을 지원하는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며 “음악과 콘텐츠를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길을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찬재 엔터아츠 대표는 2023 MWM 콘퍼런스 당시 “2017년 시작 당시는 적대적인 시선이 다수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연락을 주는 경우가 많다. 단순패턴화된 음악창작은 많이 대체되겠지만 그 이상은 인간의 몫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호 주스 대표 역시 “편곡에서 감성이 무시될 수 없다. 저희 역시 뼈대나 기둥은 그려주지만, 그 장르나 화성은 커스텀 형태로 제공한다. 그만큼 감성영역은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