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지역생산·지역소비'형 에너지시스템을 추구하는 분산에너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전북 곳곳의 햇빛과 바람 자원을 지역사회와 결합한 이른바 '공동체형 햇빛·바람 분산에너지'를 확산해야 한다는 정책제안이 나왔다.
전북연구원(원장 이남호)은 최근 발행한 이슈브리핑을 통해 민간 주도의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단지가 전북자치도의 에너지 전환에서 양적 성장에 기여해왔지만 분산에너지법 시행을 계기로 질적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산화된 전력시스템에 따라 에너지전환을 위한 주민 수용성뿐만 아니라 여러 복잡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결합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지훈 전북연구원 박사는 “일부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공공이 주도해 주민참여형 에너지 전환의 환경을 조성하고 발전소 운영 수익을 광범위한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공공적 관리에 대한 특례를 이미 확보한 전북자치도가 공공 관리 기반의 공동체형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면 경쟁력 있는 분산에너지 비즈니스의 거점화와 로컬에너지전환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북자치도를 공동체형 햇빛·바람 분산에너지의 중심지로 전환하기 위해 환경조성을 위한 2가지 정책과제, 전북의 특성과 공동체의 참여 등을 고려한 4가지 사업모델을 제시했다.
첫 번째 정책과제는 지역 공동체 중심의 햇빛·바람 분산에너지의 확산을 장려,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조례 제정이다. 분산에너지법 시행을 계기로 질적 성장이 필요하고 지역사회, 복잡한 기술, 비즈니스 모델의 결합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근거를 조례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 관련조례가 제정된 곳은 경기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이다. 전북자치도의 협동조합 수는 전국 3위인데다 1000여개의 공동체 생생마을이 결성돼 있어 이를 활용하면 잠재적 동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번째 정책과제로는 공동체형 분산에너지의 자원을 공공에서 주도해 발굴하고 관리해 나가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도민발전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전북개발공사 등을 통해 사업 추진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토록 하고, 참여공동체 모집은 물론 홍보와 수익환원 등 유지관리도 공적 기능으로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사업모델로는 통합가상발전소(VPP)의 구축을 위한 소규모 공동체 분산에너지를 집합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다음으로 전북자치도 출자·출연기관의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와 연계한 모델,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연계시킨 소규모 공동체형 분산에너지 특성화마을 모델을 제안했다. 전북자치도가 추진하는 국가산단에 이어 기초지자체 중심의 농공단지형 소규모 전력수요지역과의 연계모델도 제시됐다.
이 박사는 “전북은 에너지 비즈니스 생태계의 최적지인 만큼 다양한 사업모델이 빛을 보려면 지원체계와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전북자치도가 에너지 분권과 지역 자립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력계통의 조기구축, 기초지자체의 관심과 참여, 지·산·학·연을 통한 다양한 사업모델 발굴과 검토 등의 지속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