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성우 구미 공장 프레스 설비. (사진=성우)

경북 구미시 3공단에 위치한 성우 공장. 80톤에서 최대 150톤에 달하는 수십여대의 프레스 설비 굉음이 귓전을 때렸다. 원통형 배터리 핵심 부품인 탑캡 어셈블리를 만드는 공정으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어레이 타입 프레스의 분당 스트로크 수(SPM)는 300SPM이다. 성우 관계자는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면서 탑캡 어셈블리를 연간 30억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제조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성우 구미 공장은 회사 주력 제품인 탑캡 어셈블리를 만드는 곳이다. 탑캡 어셈블리는 원통형 배터리 상단에 장착돼 셀 온도와 압력 상승을 제어, 화재와 폭발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구미 공장에서 탑캡 어셈블리 부품인 탑캡, 벤트, 필터, 가스켓 등도 양산한다.

성우는 지난 1992년 설립된 기업으로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제품을 공급한다. 북미 최대 전기차 업체의 원통형 배터리에도 성우 부품이 적용된다. 원통형 배터리 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난 3년간 실적은 매년 상승세다. 지난해 매출 1467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을 기록했다.

성우의 탑캡 어셈블리 공정 차별점은 어레이 공법이 적용된 프레스 기술이다. 탑캡 어셈블리 공정은 '금형-프레스-세척-열처리-조립-측정 및 검사-포장'으로 구성되는데, 프레스는 원재료인 알루미늄을 성형하는 과정이다.

기존 프레스 공정은 스크래치에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어레이 기술은 프레스 공정 자동화를 구현해 이같은 단점을 보완했다. 회사는 어레이 기술 적용 시 스크래치로 인한 불량률을 기존 공법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율을 대폭 개선,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인 셈이다.

박종헌 성우 대표는 “프레스 부문 업력이 30년 이상으로 공정 특허를 활용해 기술력을 지속 발전시키고 있다”며 “어레이 공법 이외에 인공지능(AI) 기반 비전 검사와 용접 조건에 맞는 품질 검사 등 핵심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Photo Image
성우 구미 공장 조립 설비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성우는 구미 공장에서 2170(지름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용 탑캡 어셈블리를 월 4000만개 생산한다. 중국 난징 공장 생산 능력은 월 1억2000만개다. 회사는 구미 5공단에 신공장을 구축, 하반기부터 차세대 4680(지름 46㎜·높이 80㎜) 배터리 탑캡 어셈블리도 양산할 예정이다.

성우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으로 연내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북미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이 북미 완성차 업체 공략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어 협력사 동반 진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북미 생산 거점으로 미국 애리조나주와 멕시코 등 다양한 입지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상장 이후 공모자금을 북미 진출에 활용할 예정으로 미국 대선이 끝나고 고객사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는 내년 초에는 부지와 투자 규모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시황을 감안해 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있다”며 “탑캡 어셈블리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부품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Photo Image
박종헌 성우 대표


구미(경북)=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