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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5월 14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라인야후 계열 한국법인 라인플러스 본사에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라인야후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슈가 정치권과 노조 등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네이버의 경영진이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노조는 라인야후의 모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 매각에 반대하면서 경영진과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5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과방위는 내달 2일 네이버 라인사태 현안 질의를 위해 최수연 대표 증인 채택 안건을 가결했다. 라인야후가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대한 조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한인 내달 1일 이후 현안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 불출석 요구서를 제출했고 국회에서 요구서를 받아들였다.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협상 중인 상황에서 예민한 질문에 답할 수 없고 국회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전략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모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 변경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분 매각 가격을 두고 양측의 이견이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협상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A홀딩스의 지분을 일부분 매각하면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새 성장동력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재편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25일 기준 라인야후의 시가총액은 25조8974억원이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 지분 64.5%를 보유했는데 이 금액만 계산해도 약 16조7038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네이버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중 일부만 매각해도 수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핵심은 A홀딩스 지분 매각 가격과 범위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A홀딩스의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지분만 확보해도 경영권을 쥘 수 있다. 반면 네이버 입장에서는 자사 기술력으로 키운 라인 메신저 등의 기술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양측 입장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은 이날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 매각에 대해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동성명은 라인야후 매각 협상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네이버 경영진의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오세윤 공동성명 지회장은 “지금 당장 정치적 압박과 눈앞의 경영적 손실만을 따져서 매각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다면, 서비스뿐만 아니라 결국 사람을, 그 사람들의 열정을 잃게될 것”이라면서 “나아가 네이버의 미래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