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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기지국 참고사진

삼성전자가 전세계에 구축한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상용 사이트가 4만개를 넘어섰다. 차세대 네트워크 핵심인 가상화 무선접속망(vRAN) 기술을 앞세워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올 상반기까지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 4만개가 넘는 vRAN 상용 사이트를 구축했다. 이는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사 중 최대 규모다.

현지 주요 통신사인 보다폰, O2 텔레포니카, 오렌지 등과 협력해 오픈랜 구축에 필요한 가상화 분산장치(vDU)와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Massive MIMO) 라디오, 솔루션을 세트로 공급한다. 영국에서 오픈랜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일본뿐 아니라 독일, 스페인, 루마니아 등 유럽 11개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동우 삼성전자 기술솔루션그룹장은 “vRAN 4만 사이트 구축은 글로벌 오픈랜 관련 장비사 중 최대 규모”라며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통신 선진국에 대규모 상용 오픈랜을 구축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가상화 기지국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했다. vRAN은 기지국 무선접속망 장비가 제공하는 다양한 네트워크 기능을 소프트웨어(SW) 형태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기지국 운용 서버에 SW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 vRAN 솔루션은 전부 오픈랜 네트워크와 연동된다. 오픈랜은 무선 기지국 하드웨어(HW) 장비와 SW를 분리, 이종 제조사 장비를 상호 연동하는 기술이다. HW와 SW를 각각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통신사 입장에선 장비 선택지를 넓히면서 인프라 구축 비용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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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vRAN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따른 통신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됨에 따라 삼성전자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주요 국가에서 중국산 장비를 퇴출하고 오픈랜으로 새롭게 통신망을 구축하면서 삼성전자가 빈틈을 꿰차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영국과 루마니아에서 2G vRAN 구축도 본격화한다. 해당 국가에서는 2G가 차량관제를 위한 사물통신(M2M)과 로밍 서비스 등으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노후화된 2G 기지국을 오픈랜으로 구현해 네트워크 비용을 절감하고, 다중 스펙트럼 지원으로 향후 5G 전환까지 돕는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니아에 따르면 오픈랜 시장 규모는 2012년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64억달러(약 8조8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