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이 이르면 올해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 원자로에 남은 핵연료 잔해(데브리) 시험 반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 NHK 방송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2호기 핵연료 반출을 8월부터 10월께 사이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앞서 10월까지 반출하겠다며 대략적인 계획만 발표한 도쿄전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장치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엔 시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는 핵연료 잔해가 약 880t(톤) 남아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당초 계획에서는 격납 용기 내부로 이어지는 배관에 대형 로봇팔을 넣어 잔해를 제거하려고 했으나, 배관에서 다른 퇴적물들이 발견돼 미세한 움직임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막대 형태의 가느다란 장비로 변경했다.
길이 약 24m 정도 되는 낚싯대 형태의 장비를 격납용기 안에 넣고, 줄을 3~4m가량 늘어뜨려 끝에 달린 금속제 브러쉬로 핵 연료 잔해를 긁어낸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3g 이하의 파편을 꺼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시험 반출이 성공하더라도 향후 작업 일정이 언제 재개될 지, 880톤에 달하는 핵연료 잔해를 모두 꺼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또한 가장 강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잔해에는 원격 조종으로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점, 꺼낸 폐기물 처리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닛케이는 “핵연료 잔해는 방사선량이 매우 높아서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며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 방사선의 외부 누출 가능성을 고려하면 한 번에 많은 핵연료 잔해를 반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핵연료 반출 작업은 2021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장비 개발 지연 등으로 수차례 미뤄졌다. 올해만 해도 1월부터 3차례 연기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원전 폐기 시점을 2051년께로 목표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뚜렷한 계획이 논의되지 않고 있으며, 오염수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