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동남아시아에서 폭염이 심화한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됐다. 세계노동기구(ILO)가 세계노동자의 70% 이상이 폭염에 노출될 것이라 경고한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대대적인 온열질환 예방대책을 추진한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폭염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무더위가 완전히 꺾이는 9월까지 '폭염 대비 근로자 건강보호 대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차관은 “보다 체계적으로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부처와 자치단체, 안전·보건 전문기관, 관련 협회·단체 등이 협업해 폭염 취약업종·직종에 대해 현장 중심으로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고용부는 온열질환 예방 3대 기본수칙 '물·그늘·휴식(실외)' '물·바람·휴식(실내)'과 폭염 단계별 대응조치 등의 내용을 담은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전국 공공기관과 사업장에 배포한다. 또 기상청과 협업하여 폭염 영향예보를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일 단위로 제공할 계획이다.
사업장에서는 체감온도 31℃가 넘으면 폭염에 대비한 조치들을 취해야 하는데, 폭염 단계별로 매시간 10분 이상 휴식을 제공하면서 14~17시 사이에는 옥외작업을 단축 또는 중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도할 방침이다.
특히 건설업, 물류·유통업, 조선업 등과 같은 폭염 취약업종과 택배 및 가스·전력검침 등 이동근로자를 많이 고용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온열질환 발생 우려 사업장으로 지정해 중점 관리한다.
안전보건공단은 물류·유통업종 300개소의 국소냉방장치·환기시설 등 온열환경 개선을 위한 기술을 지원한다. 안전·건설·보건 협회와 근로자건강센터 등과 같은 전문기관들은 50인 미만 소규모 제조업체와 건설 현장 10만개소를 방문해 온열질환 예방수칙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고혈압·당뇨 등 온열질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온열 증상을 관찰한다.
지방노동관서의 지도·점검과정에서 폭염으로 인한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적극적으로 권고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일하는 분들의 실제 폭염에 대한 피해는 체감온도에서 결정된다”면서 “실내 작업장의 경우 온도계·습도계를 비치하도록해 체감온도를 바로바로 측정해 상황에 맞게 필요한 조치하게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E9)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농·축산업종의 온열질환 발생 우려 사업장을 집중 점검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폭염에 취약한 고령 근로자를 '온열질환 민감군'으로 지정·관리하고, 주기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이 차관은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17개 언어 버전을 만들어서 배포하는 등 외국인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