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현장] '절규 너머 삶 향한 강렬한 키스' 에드바르 뭉크-비욘드 더 스크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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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신문 제공

'절규'로 잘 알려진 표현주의 선구가 뭉크의 대규모 작품들이 서울에 모여, 21세기 대중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건넨다.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5전시실에서는 특별회고전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트 박사, 전시감수 이미경 교수(연세대), 이유경 댄지거아트컨설팅 컨설턴트 겸 변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뭉크 특별전에서 비쳐질 다양한 내용들을 직접 소개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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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전시실에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간담회가 열렸다.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은 창간 120주년을 맞이한 서울신문과 KBS미디어, 예술의전당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주한 노르웨이 대사관이 후원하는 뭉크 특별 회고전시회다.

이번 전시회는 '생의 프리즈'를 핵심으로 한 생명의 순환을 표현했던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전 생애 주기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대중적인 세계걸작 '절규 The Scream'부터 키스, 마돈나, 불안, 뱀파이어 등 대표작은 물론 개인소장 및 보관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까지 전세계 23곳에 모은 140여점을 한 번에 공개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유경 댄지거아트컨설팅 컨설턴트 겸 변호사는 “20세기 들어오면서 삶의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작가가 뭉크라고 생각했다. 개인소장가와 미술가들 사이에서 작품을 모으려는 노력을 거듭한 전시주최 측의 헌신과 지원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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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1_자화상 Self-Portrait(1882-1883, 패널에 유화물감, 43.6 x 35.4 cm). (사진=Oslo Museum)

이번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은 촘촘한 14개 섹션과 함께, 현대 유럽 미술에 영향을 끼친 뭉크 특유의 혁신적 예술기법들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자화상'을 필두로 자연주의적 화풍을 그린 초년부터, 명작 '키스'를 대표로 유화물감이나 구아슈 등의 다채로운 염료들을 자유롭게 쓰며 사랑부터 이별까지 방황의 순간을 묘사한 프랑스 시절, 석판·목판화에 집중하면서 물감과 캔버스의 자연적인 파괴로 파격적인 표현을 이끈 베를린-프랑스 시절의 이야기가 전시공간 전반부 섹션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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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전시실에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간담회가 열렸다.

이어 전세계 원본 6점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진 뭉크의 대표작 '절규'를 필두로, 셀로판, 종이 등 다양한 표현요소들을 통해 생명의 나무, 유년기, 청년기, 매혹, 키스, 이별, 절망, 절규, 죽음 등 생의 순환을 표현한 뭉크예술 대표주제 '생의 프리즈'가 전반부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전시 큐레이터를 담당한 디터 부흐하트 박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뭉크가 왜 혁명적이고, 예술사를 어떻게 바꿨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전통적 미디어 활용, 여러 층의 회화표면에 스크래칭을 내는 등 다양한 예술기법에 도전해온 뭉크의 예술여정을 엿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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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Madonna(18951902, 종이에 석판, 수채 물감, 구아슈, 손으로 채색, 58.2 x 42.6 cm) 사진=Reitan Family Collection, Trondheim, Norway

또 △'재', '병든 아이', '뱀파이어' 등 다양한 색감으로 채운 같은 선의 작품들을 통해 인간적인 불안감은 물론 모더니즘적 요소들을 표현하는 '공포와 죽음' △'벌목지'를 대표로 무게감 있는 색채구성과 함께 무성영화 느낌의 구도와 깊이감을 보여주는 '풍경' △여성의 나체를 테마로 욕망과 질투, 증오 등의 극한 감정들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누드' △동판화, 슥백 석판화, 다색판화 등의 표현요소로 19세기말 팜므파탈 유행과 연약한 여성을 하나로 결합한 이미지를 띄우는 '마돈나' △인간 사이의 결합과 분리를 표현한 '만남' 등이 뭉크의 파격적인 표현법과 정서를 대표하는 중반부 구간으로 자리한다.

이미경 연세대 교수는 “뭉크는 굉장히 복잡하고도 많은 일을 했던 작가다. '절규'로서 19세기를 정리하면서 20세기의 기대를 표현했다. 뭉크의 작품세계에 깊숙히 빠질 수 있는 좋은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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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The Kiss(1921, 캔버스에 유화 물감, 88.3 x 100.8 cm). (사진=Sarah Campbell Blaffer Foundation, Houston)

여기에 △목재의 결을 살린 목판을 비롯, 석판, 동판 등 다양한 판화기법을 통해 뭉크 특유의 고립감을 묘사한 '두 사람' △표면을 관통하고 숨겨진 인간성을 조명하는 듯한 뭉크 대표장르인 '초상화' △후반기 '키스'나 '화분이 놓인 창가의 남녀' 등 작품을 의도적으로 날씨에 노출시키거나 사진용 플래시를 이용해 빛반사 형태를 구현한 뭉크 후반기를 묘사한 '급진적 혁신가' △동일한 스텐실로 다양한 색상을 구현한 다색판화 기법을 핵심으로 한 '해변의 두 여인' 등 '목판화와 실험' 섹션이 후반부에 자리한다.

끝으로는 일시적인 오른쪽 눈 실명을 계기로 한 왜곡된 원근법과 함께, 신체의 투명성과 소멸적 표현의 '자화상'으로 끝맺는 '말년의 뭉크' 섹션이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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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전시실에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간담회가 열렸다.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트 박사가 설명하고 있다.

전시회 큐레이터를 담당한 디터 부흐하트 박사는 “예술을 향한 열정과 호기심이 큰 한국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에드바르 뭉크 전사회를 열수 있게 돼 기쁘다. 전시기획과 함께 전시회를 이끌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며 “뭉크의 예술성과 비전은 물론, 19~20세기 예술문화에 영향을 준 뭉크가 21세기 우리에게도 깊은 통찰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은 오는 22일부터 9월1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1~2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전시관련 상사세항은 공식 인스타그램 및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