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14일 “미국, 동남아 소재 제약·바이오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OCI홀딩스 지주사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미국 기업은 한미약품과 같은 규모는 아니지만 조단위 투자가 필요하고 동남아 기업도 시가총액이 5억달러 이상”이라면서 “미국 기업의 경우 혼자 (투자)할 순 없을 것 같고 동남아 기업은 증자 참여나 지분 획득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투자 대상으로 해외기업을 낙점한 배경으로는 “제약·바이오 사업은 한국보다 해외 시장에 중점을 둘 계획인데 국내는 약값 규제로 인해 평균 영업이익률이 낮기 때문”이라면서 “해외 제약사의 마진율이 높고 생활 수준과 기대수명이 늘면 제약업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다만 “현재 한미 통합 실패 이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으로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안정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한 검토를 거칠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주력인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선 중국 기업과의 경쟁의 어려움을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폴리실리콘의 경우, 과거 중국 외 20개 회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와 독일의 바커만 살아 남았다”면서 “웨이퍼는 론지, TCL중환의 점유율이 70%에 이르고 태양전지는 90%이상 중국이 점유한 것이 엄중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기업의 판매가격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은행의 지원이 계속돼 기업이 좀비 상태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IRA 지원을 두고도 “미국이 IRA보조금으로 기업의 자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미국의 공장 설립비, 운영비가 한국 대비 각각 2배, 50% 이상 높아 운영이 쉽지 않다”면서 “모듈의 경우 생산단가가 와트당 30센트이고 IRA 보조금이 7센트인데 중국은 15센트 이하로 판매하고 있어 경쟁이 안된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이 도약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OCI홀딩스는 자회사 OCIM을 통해 말레이시아에 2027년까지 8500억원을 투입,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연 3만5000톤에서 5만6600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장은 “증설이 끝나면 가격 구조가 중국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그때부턴 중국과 양적 경쟁도 가능해진다”고 자신했다.
이어 “폴리실리콘 증설 물량은 100% 솔드아웃 될 것 같다”면서 “전략적으로 누구에게 판매할지 조율 중이고 공장 가동률도 95% 이상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미약품 통합 실패와 관련해선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OCI가 투자한다면 그 회사가 더 좋아지겠다는 투자자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고 성찰도 하고 있다”면서 “제약·바이오 쪽은 전반적으로 미흡했던 만큼 새로운 로드맵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및 첨단소재에 대한 사업영역 확장은 물론, 제약·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면서 “투자수익률(ROI)과 영업이익률을 20% 이상 내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