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찾는 도요새가 9년만에 67% 증가했다. 2015년 조사가 시작된 후 가장 많은 81만5000마리를 기록했다. 지구온난화로 시베리아 기온이 상승해 먹이감인 곤충이 늘어나며 월동지인 호주까지 오가는 도요새들이 늘어나며 한국의 갯벌과 연안습지 경유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5년부터 9년간 전국 20곳의 갯벌과 연안습지를 대상으로 도요새 국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준 국내 도래하는 도요새가 총 56종 81만5000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도요새는 도요목의 도요과와 물떼새과 등에 속하는 물새류를 통칭하며, 도요새 개체수는 집계 연구를 시작한 2015년 48만9000마리에 비해 약 67%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도요새 개체수가 증가한 것은 기후변화 관계로 인해 주요 번식지인 중국과 러시아에서 번식 성공률이 높아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길현종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갯벌에서 조개라든가 게, 갯지렁이 등 무척추동물을 먹고 살지만 주요 번식지인 시베리아 쪽에서는 곤충을 먹고 산다”면서 “그래서 아마 그쪽 곤충이 증가하고 먹이공급이 안정화돼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주와 뉴질랜드 등 주요 월동지에서 도요새와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크게 진행된 영향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지역별 도요새 연평균(2015년~2023년) 도래 개체수는 △유부도(15만8000마리) △아산만(5만9000마리) △남양만(5만8000마리) △장항해안(4만7000마리) △영종도(3만3000마리) △압해도(2만4000마리) △강화도(2만3000마리) △금강하구(2만2000마리) 순으로 많았다.
국내에서 관찰된 도요새 56종 중에서 40종 이상은 러시아, 중국 북부, 알래스카에서 번식하고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봄과 가을 우리나라를 거쳐 간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최근 5년(2019~2023)간 해외에서 가락지가 부착된 도요새 18종 884건을 우리나라에서 관찰해 호주, 러시아, 뉴질랜드 등 연구 협력 국가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알락꼬리마도요와 붉은어깨도요의 수명이 23년 이상인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해외에서 가락지가 부착된 884건 중에서 국립생물자원관 가락지 정보 수신 이메일과 철새정보시스템 가락지 발견보고를 통한 제보가 760건(86%)에 달해 도요새의 이동경로를 밝히는데 국민의 기여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5월 11일 세계 철새의 날을 맞아 국가철새연구센터를 주축으로 국제기구와 도요새 보호 및 서식지 관리정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가락지가 달린 도요새를 관찰하면 '철새정보시스템 가락지 발견보고'에 제보해 도요새 이동경로 연구와 보호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